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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구들 이야기

결혼식 (혼배 미사)

결혼식 (혼배 미사)


미국에서의 결혼식은

남자가 여자에게 프로포즈를 하고

1 년 쯤 뒤에 하는 것이 보통이다.


제법 값이 나가는 반지를 아내가 될 여인에게 건네며

청혼을 하는데 그 기발한 예화들을 모으면

아주 재미 있는 책 한 권 분량은 쉽게 나올 것 같다.

(이런 이벤트에 영 소질이 없는 나는 평생 독신으로 살았어야 할지도---)


우리 아들은 지난 시간 둘이서 찍었던 사진을 나누어 보면서

둘만의 추억을 반추하며

앞으로도 함께 그렇게 함께 걸어가자고

청혼의 말을 꺼냈다고 한다.


그 1 년이라는 기간 동안 두 사람은 결혼 준비를 하게 된다.

특별히 1 년이란 시간이 걸리는 것은

여러 가지 준비 절차가 있기는 하지만

결혼식 피로연 장소를 예약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아들의 경우는 청혼 한 뒤 결혼까지 

몇 달이 걸리지 않았는데

결혼식 제 3 부에 해당하는 

친구들과의 파티 장소를 쉽게 찾았기 때문이었다.

(별로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까탈스럽지 않은 두 사람의 눈높이 덕일 것이다.)


결국 5월 18 일 뉴저지 데마레스트에 있는

St, Joseph 천주교회에서

두 사람은 결혼식(혼배성사)을 하게 되었다.


신랑과 신부 두 사람이 4학년 때

첫영성체 반에서 처음 만난 이 성당에서

혼배를 한 것도 참 의미 있는 일이다.


제대 위에서 미사를 집전한 사제 세 분도

우리 부부와 몇 십년의 인연이 있으니

참으로 뜻깊은 혼인이라 감히 말 할 수가 있다.


이 혼인 미사에 공식적으로 초대 받은 사람들은

신랑 신부의 4촌 이내의 가족과 

신랑신부를 모두 어릴적부터 알고 있는

양쪽 부모의 친구부부들, 

그리고 준기의 친구 몇이 전부였다.

(친구들은 3 부 순서에 초대했음에도 굳이 온 것임)


사제를 도와 복사를 한 세 명의 복사 또한 준기와는

4촌이다.


신랑 측 식구가 40 여명,

신부 측도 그 정도가 되는 것 같았고

나머지는 우리 부부와 신부 부모 모두가 아는 부부들과,

준기 친구 몇이었는데 그 수가 100 명 남짓되었다.


100 명은 점심 식사를 할 식당의 

수용 인원이 그 정도였기 때문이었다.


조촐하지만

아주 뜻 깊고

산뜻한 결혼식이었다.




이 사진은 신부님 한 분이 미사 도중 갑자기 전화기를 꺼내어

찍은 사진.

이 황당한 풍경에 우리 아이들은 웃음을---


신부님의 격식파괴를 아는 우리 아이들인지라.



장인 장모님.

뒤에 보이는 사람이 내 막내 동생과 제수씨.

뉴 저지 우리집  옆 동네 살고 있다.


동생 나이 40에 딸 하나를 낳았는데

이름이 하람이다.

애 이름 때문에 고민할 때

내가 동생 부부가 제시한 몇 가지 중에서 

조카 이름을 정해주었다. 

세례명은 Esther(구약 성경에서 아주 씩씩하고 용감한 여인)

혼배 미사 복사를 했다.




맨 왼 쪽이 하람이

가운데가 막내 처남 내 영서

오른 쪽이 큰 처남네 영서.


모두 늦둥이라는 공통점.

셋이 친구인데 복사하는 것보다는

장난치는 일에 몰두함.


바이올린과 첼로.

셋째가 누군가에게 부탁해서 온 친구들.

사실 우리 아이들이 시간만 있었다면

더 훌륭한 음악으로 전례를 아름답게 할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나의 희망사항일 뿐.


그리고 우리 제수씨도 네덜란드에서 공부한

기타리스트임.




어정쩡한 신랑 입장.


손님들도 신랑이 입장하는 지 눈치를 못 챘음.

거의 모두가 그냥 알아서 하는 분위기.





제대 우;에 초를 밝히기 위해 입장하는

신랑 신부 어머니들.


사돈이라는 어색한 관계라기 보다

나이 차가 조금 있는 친구 관계.





왼 쪽은 Patti(y?)

신부인 유리의 제일 친한 친구.

들러리로 신부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몰랐었는데

우리 셋 째 선영이가 클라리넷 개인 교습을 했다고 한다.

오른 쪽은 유리 동생 승리.

우리 막내와 절친.




막내 아들과 셋 째 딸.



우리 손자 Desi와 손녀 Sadie.

예물 반지를 들고 운반하는(?) Ring Boy와

신부가 가는 길에 꽃을 뿌리는 Flower Girl 역할을

어색한 몸짓이지만 훌륭하게 수행했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할까말까 망설였지만 

결국 해냈다!!!!












인수인계.





"나는 신랑 Andrew를 남편으로 맞아 병들 때나----"

혼인 서약을 하다가

갑자기 눈물을 보이는 신부 유리.




결혼 서약을 무사히 마치고



"사랑과 신의의 표지로 드리는 이 반지를 받아주십시요."


예물 반지를 서로의 손가락에 끼워주는

예물교환.





긴 시간 준비한 결혼식이 끝나고 새로운 부부로 탄생한

유리와 준기.





세 분 사제의 축복.




함께 발 맞추며 

새로이 시작하는 행진


한 다리는 서로에게 묶은 채로 가야 하니

쉽지 않은 길.


나는 이것을 자발적인 순종이라 부른다.


누구에게는 기쁨이 되기도 하고

어떤이들에게는 구속이 되기도 하는---




뜻밖에 찾아온 손님.

둘 다 오십 년, 그 이상 알아 온 아내의 친구다.

나와의 관계도 40 년이 넘었다.




신랑의 아버지라는 입장 때문에

노골적으로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다.

눈치를 보며

결혼식의 흐름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작은 사진기로 슬쩍슬쩍 찍은 사진들이다.


물론 사진사들이 전문적으로 결혼식 사진을 찍었지만

나만의 추억을 간직하고 싶어서

많은 제약 속에서 그리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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