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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구들 이야기

결혼식 예행연습 (Wedding Rehearsal)

결혼식 예행연습 (Wedding Rehearsal)


지난 금요일 결혼식 예행 연습이 있었다.

토요일에 결혼식이 예정되어 있었으므로 

금요일 저녁에 예행 연습을 한 것이다.


혼배 미사와 결혼 예식을 위해

신랑 신부 뿐 아니라

미사 중 독서를 할 사람들과,

신랑 신부의 어머니,

그리고 신부의 아버지까지 각자의 역할과 동선을 확인하고

한 번씩 실제로 연습을 하는 것이 전통이다.


나는 일찌감치 일을 마치고

여유 있게 아내와 막내 아들과 함께 뉴저지 데마레스트에 있는

St. Joseph 성당으로 출발했다.


그런데 막내 민기가 자기가 운전을 하겠다고 키를 달라고해서 건네 주었다.

뉴욕 지리에 밝은 내가 운전하는 것이

여러모로 효과적이었지만

막내 아들이 아빠를 봉사하려는 마음을 읽었으므로

기쁜 마음으로 아들에게 운전대를 맡겼다.


금요일 오후의 뉴욕 시내의 간선도로는

구글 지도애 온통 뷹은 색으로 이어져 있었다.

게다가 곳곳에 차량 사고가 발생해서

길은 더욱 혼잡스러웠다.


막내 아들이 뉴욕의 혼잡하고 더딘 교통체증을 몸소 경험하며

"뚜껑이 열린다."는 표현을 쓸 정도였다.

(막내 아들은 한국말이 영 서툴다.)


조지 워싱톤 다리를 건너기 전에

일을 마치고 합류하는

셋 째 선영이를 만나서 함께 성당으로 갔는데

약속 시간 보다 10 여 분 늦었다.


운전을 하면서

막내 아들은 그 긴 세월 동안

아빠가 겪었을 교통 혼잡의 뚜껑 열리는 체험을 

비록 맛뵈기 수준이기는 하나

아빠와 나누어 가질 수 있었다.


막내여서 인지

늘 어리다고 생각했는데

많이 영글어진 것 같아 속으로 흐뭇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의 뚜껑을 열리게 만들었고,

조바심 들게도 했던

뉴욕의 교통체증도 따지고 보면 

서로의 이해의 폭을 넓혀주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

삶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었다.


우리가 제일 늦었다.


혼배 미사를 집전할 신부님이

이것저것 친절한 설명을 해 주셨고

신랑 신부를 포함해서 모두는 자기가 해야 할 일과 동선을 숙지했다.


그리고 저녁식사로 짜장면과 짬뽕을 먹었다.


미국에서 전통적으로 결혼식 예행연습이 끝나고

예행 연습에 참가한 사람들이 함께 저녁식사를 한다.

그것은 신랑 신부의 앵쪽 식구들이 

결혼식 전에 함께 식사를 하면서 자연스레 안면을 트기 위해서이다.

결혼식 당일에 서로 만나서 어색할 수도 있는 분위기를

미리 부드럽게 만들기 위함이 그 목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좀 로맨틱한 장소를 정해도 될 것인데

왜 아이들이 짜장면 집을 선택했는지 모르겠다.

식사비는 전통적으로 신랑이 지불한다.

(내 입장으로는 아주 잘 된 일이기는 하다.)


신랑이며 신부 모두 허례허식과는 거리가 멀어서

내 마음에는 꼭 든다.


그리고 아내와 셋째 딸은 뉴저지 동서 집에 남고

막내 아들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부르클린으로 돌아와 고단한 몸을 눕혔다.


돌아오는 길에 폭우가 쏟아졌는데

막내 아들도 운전하느라 무척 피곤한 표정이었다.


날씨 걱정이 되어서 살펴보니

결혼식 당일은 햇빛 쨍!


잠 속으로 기분 좋게 빠져들 수 있었다.


결혼식은 예행 연습이 있어도

결혼 생활은 예행 연습 없이

닥치며 살아내는 것.


인내와 지혜와 사랑으로 헤쳐나가야 할 그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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