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선서와 아들의 꿈
오늘 오전 10 시,
Brooklyn 소재 뉴욕주 Supreme Court에서
작년 Bar Exam(변호사 시험)에 함격한 사람들의 선서식이 있었다.
뉴욕 주 전체로 보면 훨씬 많은 숫자의 합격자들이 있지만
그 시간, 그 곳에서는 새로 탄생한 70 여 명의 새로운 법률가들이 선서를 했다.
변호사 아들을 둔 아버지로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가오가 서는 것 같아
무척이나 마음이 뿌듯했다.
선서식이 끝나고
우리는 세탁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아들이 한 턱 쏘는 점심을 먹었다.
'Roberta's'라는 제법 알려진 피자집이다.
Roberta;s로 가는 차 안에서
아내가 물었다.
"너는 앞으로의 꿈이 뭐니?"
"가족들과 행복하게 사는 거예요."
듣는 사람에 따라
빈약하고 영양분이 결여된 대답처럼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말하는데 힘이 드는 것도 아니고
그냥 지금 자기가 다니고 있는 로펌의 대표라고 할 수도 있음에도
굳이 아들이 그렇게 대답한 것은
아무래도 자기가 태어나 자라 온
우리 가정의 영향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언젠가 우리 아이들에게 물어 본 적이 있었다.
"너희들 언제가 제일 행복 기억으로 남아 있니?"
아이들 중 누군가가
"어릴 적 일요일 아침 엄마 아빠 침대에 모여 일곱이 서로 엉켜 웃고 떠들 때."라고 하니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을 했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행복하지 않다면 삶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또 높은 지위를 얻는다 해도
사람들과의 관계가 껄끄럽다면
삶 자체가 고통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들의 대답은 나를 행복하게 해 주었다.
나는 아이들에게
늘 이렇게 말해 왔다.
"자랑스러운 아들 딸 보다는
사랑스러운 아들 딸이 되면 좋겠어."
오늘 아침 선서식 때문에 집을 나서면서
바쁜 중에도 매일 출근할 때처럼
잊지 않고 나에게 과일과 야채 스무디를 건네는 아들이
법정에서 볍률가로 선서를 하는 자랑스런 아들보다
나는 더 좋다는 말이다.
인생에 주어진 시간은 누구에게나 정해져 있다.
돈을 벌기 위해,
아니면 높은 지위에 오르기 위해 시간을 쓰기 보다는
자신과 자신의 주변 사람이 행복해지기 위해
시간의 노예가 되지 않고
시간을 나누어 쓸 줄 아는 사람이 되면 좋을 것 같다.
그것이 자신 뿐 아니라 우리 모두 행복해지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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