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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구들 이야기

아니 벌써!

어제는 축구를 마치고

손주들 집에 다녀 왔다.


아내가 만든 텃밭도 둘러 보고

오랫 동안 보지 못 한 손주들과의 만남을 위해서였다.


Morris Plains에 있는

St. Virgil 성당에서미사를 드리는데

문을 열어 둔 탓으로

바람이 밀려 들어왔는데

등짝이 서늘했다.


아무리 더워도

시간은 가을을 향해 한 걸음씩 가까이 가고 있음을 

말 그대로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아내는 집으로 들어가기 전에

텃밭에 들려

케일과 샐러드 용 야채와 방울 토마토르 수확했다.


대지.


마음과 정성을 심으면

몇 배로 돌려주는 

넉넉한 대지의 품.


텃밭 주변에 돼지 형상의 무엇인가 있었다.


Desi, 대지, 그리고 돼지.


아내의 밭 일이 끝날 때 쯤

들로 향하는 집의 문이 열리고

Desi와 딸의 모습이 보였다.


반가움에 어찌할 줄 모르는 Desi의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이렇게 온 몸으로 기쁨과 반가움을 표현하는 손자 Desi와 달리

Sadie는 수줍음으로 그것을 표현한다.


집 안으로 들어섰는데도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나타나는 걸로

그 아이는 자기를 표현한다.


적극적으로 기쁨을 표현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기쁨이 결코 적은 것이 아닌

종종 살면서 그 기쁨을 과소 평가하는 오류를 저지른다.


마음의 눈으로 보면

그런 것들이 보인다.


8 월 말이면

Desi는 만 세 살,

10월 말이면

Sadie는 만 다섯 살이 된다.


그리고 계속될 줄 알았던 무더위를 지나

어느덧 가을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이 나이 쯤 되어서

시간을 따져 보기 시작하면


'아니 벌써!'


소리가 시간 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입에서 나온다.



일보 단풍 나무 잎 몇은

벌써 빨간 물이 들었다.





Sadie와 Desi 네 집 뜰에는

무궁화 나무가 대 여섯 그루가 있다.

꽃 잎 말리면

아주 휼륭한 차가 되는데---





























올 초 한국에 다녀 오며

들고 왔던 한복을 입혀 보았다.

세배 연습도 시키고.


아이스 크림 사 먹으라고 세뱃돈도 가불해서 주었다.

한복이 싫다고 찡찡 거리는 De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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