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해도 너무 했다.
3 주 전 서부 여행을 다녀 와서 잰
내 몸무게를 보고 깜짝 놀랐다.
아내가 새로 아파트에 사다 놓은
체중계에 장난 삼아 올라가 보고
경악을 했다.
73 KG
최근 들어 신발끈을 매기 위해서
허리를 구부릴 때 배와 가슴이 상당히 불편해서
몸무게가 늘었음을 가늠할 수 있었지만
체중계가 가리키는 숫자는
내 상상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어서
체중계가 혀를 낼름 내밀며 나를 놀리는 느낌을 받았다.
부르클린으로 이사 오면서
아내가 집 좁다고 버리고 온 체중계는
내 몸무게를 150 파운드에서 155 파운드 사이를 가리키며
비교적 친근한 관계를 유지했는데
새로운 체중계는 파운드가 아닌 킬로 그램으로
몸무게를 표시될 뿐더러
70 kg 대의 아주 낯선 숫자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73 킬로 그램을 파운드로 환산해 보니 161 파운드에 가까웠다.
뉴저지 집에 살 때는 샤워를 하고 나오며
국민의례나 되는 것처럼 꼭 체중을 달아 보았다.
나름 155 파운드를 한계 체중으로 설정하고
몸무게가 나에 대항해 봉기를 하려 하면
미리 음식도 조절하고 몸도 조금 더 움직이며
봉기를 억압하곤 했는데
체중계 없이 지낸 1 년 동안
몸무게는 아무 저항 없이 은밀하게 혁명을 모의했고
일정 부분 성공하려는 순간 내가 알아차린 것이다.
그로부터 처절한 몸무게 진압 작전이 시작되었다.
음식물 조절,
이름은 잊었지만 아이들에게 배운,
단식 시간을 늘리는 다이어트 법,
저녁 식사 후 걷기,
하루에 팔 굽혀 펴기 50 회. 등등
굳센 의지로 노력한 결과 오늘 아침에는 69.5 kg,
153 파운드의 비교적 정상에 가까운 몸무게로 되돌아 왔다.
내 작다면 작은 키에
먹는 양에 비해 소비하는 칼로리가 너무 적어서
그 동안 몸무게를 키워 왔던 것이다.
내 몸에 필요 없는 지방과 살을 저장하고 있음으로
나는 여러 가지 종류의 성인병에 노출될 수 있었을 것이다.
체중계는 내가 얼마나 많은 지방을 저장하고 있으며
건강이 위협 받고 있다는 경고를 숫자를 통해 보여 준다.
가벼워진 몸 탓인지 지난 주일 축구 경기에서
가뿐하게 한 골을 기록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내 마음과 정신 속에
쓸 데 없이 쌓여가는
욕심이나 오만, 편견, 시기 질투---
이런 해악한 것들의 무게를 보여주는 체중계는 없는 것일까?
누가 이런 정신과 마음의 체중계를 선물한다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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