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축구를 했다.
우리 팀끼리 나누어 하는 경기이지만
어떤 조합이 되었든
경기 중에는 분위기가 달아 올랐다가
쉬는 시간이면 네 편 내편을 잊고
모두 웃음 꽃을 피우며 덕담을 나눈다.
어제 경기에서는 우리 편이 4:2로 이겼다.
동네 축구에서 이 스코어는 집에 가면서 다 잊혀지기 마련이다.
월드컵 경기가 아닐 뿐더러 승패나 점수에 연연해 하지 않는,
오로지 친목과 건강을 위해서 하는 축구이기 때문이다.
우리 팀의 4 골 중
내가 한 골을 넣었고,
두 개의 도움을 주었다.
공격 포인트가 3 점이나 된다.
국가 대표의 경기였다면
"김학선 선수 1 골 2 도움으로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매스콤에서 난리가 났을 것이다.
이 정도면 POM(player of the Match)에 선정되는 데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는다.
나만 기억할 뿐이다.
경기가 끝난 후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막내가 입던 해병대 티 셔츠를 입은 셀카 사진과 함께
나의 활약상을 우리 식구들 페북에 올렸다.
우리 식구들은 모두 환호했다.
자랑하려고 하는 게 아니다.
"아빠 건강히 잘 있어, 모두 안녕?"
"네 아빠, 우리도 모두 잘 지내요."
쉽게 말하자면
'안녕?'
'안녕'의 내용을 담은,
나의 아이들과의 소통법이다.
집에 돌아와서는
몇 시간 내리 LP 판으로 음악을 들었다.
신선 놀음이 따로 없었다.
어디 행복이 대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