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첫 손님이
크레딧 카드 크기의 카드를 한 장 내 밀었다.
작년에도 한 장 주었는데
올 해도 어김 없이 내 손에 선물처럼 건네는 것이었다.
그는 어릴 적부터 세탁소가 있는 동네에서 자랐고
아직도 살고 있다.
말하자면 아주 오랜 나의 고객이며 친구이다.
그는 뉴욕시 경찰로 이제는 고참의 반열에 올라
정년 은퇴를 몇 년 앞 두고 있을 나이다.
그가 내민 카드는 경찰의 친지라는 걸 알려주는 것이다.
보통 운전 면허증과 함께 지갑 속에 보관하다가
혹시 운전 중 경찰에게 적발되었을 때,
면허증과 함께 (은밀하게) 제시하면
중대한 과실이 아닌 한 그냥 보내주는
일종의 마패 같은 성격을 가진 것으로 나는 이해하고 있다.
그런데 나같은 모범시민(?)이 이 카드를 사용할 일은 거의 없다.
그가 작년에 준 카드는 다행히도
단 한 번 내 지갑의 어두운 방에서 나와
빛을 볼 일이 있었는데
올 봄 여행 중 그랜드 캐년 국립공원에 들어갈 때였다.
작년에 산 국립공원 패스와 함께 신분 확인을 위해
운전 면허증을 내밀었는데
직원이 이게 뭐냐고 묻는 바람에
자세히 보니
바로 이 경찰 카드였던 것이다.
국립공원 패스인 줄 알고 잘 못 꺼낸 것이었다.
그렇게 그 카드는 다행히 한 번은 빛을 보았는데
제 몫을 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그 일이 없었다면
나는 그 친구가 건넸던 그 마음을 반추할 시간을 갖지 않고
한 해를 그냥 보낼 뻔 했다.
오늘 아침 그가 준 카드를 보며
-이 걸 한 번 써 봐?-
-아니면 그냥 지갑 속에 묵혀?-
이런 저런 생각을 한다.
물론 쓰지 않는 것이 훨씬 좋을 것이다.
가끔씩 신분 확인이 필요할 때
이 카드도 함께 꺼내서 빛 좀 보게 하고
그 친구의 마음도 슬쩍술쩍 느껴봐야 할 것 같다.
누군가가 건네 주는
정답고 사랑스런 마음을 잊고 사는 건 아니지 모르겠다.
마음의 지갑 속에 넣어만 두고
한 번도 꺼내 보지 않는
다정하고 친절한 마음의 카드들.
첼로의 선율처럼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그립고 고마운 이들의 마음을
하나 둘 꺼내 보아야 겠다.
To use, or not to use
The first customer this morning handed out a card,
which is the same size of a credit card and driver’s license.
He gave me one last year.
It was a friendly gift for me.
He grew up in a neighborhood where my cleaners is.
Since he was a kid, he was my customer.
He used to drop his parent’s clothes.
Then one day he brought his own clothes, and they were NYPD uniform.
He's a NYPD cop, now already a few years ahead of retirement age.
The card he gave me shows that card holder has related to cop in some way.
Since then, I’ve a close police friend.
I usually keep it in my wallet with my driver's license.
If I were stopped by the police while driving, I’m supposed to present it (secretly) with my license.
If I didn’t commit a serious and critical and violation,
it is a common rule to let me go with warm smile.
It is a kind of privilege to have a cop friend.
But a model citizen like me (?) rarely have an opportunity to use this card.
Luckily enough, I had a chance to use this card.
It was when we enter Grand Canyon National Park this spring.
I took out my driver’s license from my wallet.
I had to present the National Park pass along with my driver’s license.
Looking at the card, the staff asked me what it was.
After looking closely, I got the picture.
It was this police card that I took out from my wallet, not the pass.
So, fortunately, the card could have escaped from my wallet for a shot moment.
Thanks to that, I had time to reflect on my cop friend’s mind.
I spent all those days, not remembering his warm mind.
To use the card,
Or not to use,
That is the question.
Of course, it would be much better not to use it.
Sometimes whenever I need to identify myself,
I'll take this card out with my driver’s license, to feel friend's mind.
I might live keeping the friendly card in my mind’s wallet, never taking out.
Today, listening to the rain resembling pretty much cello sound,
I’d like to take out my memory card filled with warm and lovely friendsh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