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을 완주한 후 친구들과 함께-
우리 큰 딸 소영이가 3년 전인가
새해 첫날 결심으로 뉴욕 마라톤을 뛰겠노라고
공약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 결심을 실행하기 위해 준비를 했습니다.
여러 차례 half marathon을 뛰었고,
자원봉사도 했습니다.
그래서 올 가을 뉴욕 마라톤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습니다.
지난 일요일 New Jersey주립대학이 있는 New Brunswick에서
Half Marathon 대회가 열렸습니다.
참가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기록보다는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혹은 취미로 달리는 것 같았습니다.
결승점에서 몇 블락 떨어진 곳에 파킹을 하고
마라톤 하는 곳으로 가다 보니
작은 음식점이 있었습니다.
'HANSELl 'N GRIDDLE'
상호가 참 재미 있었습니다.
'헨젤과 그레텔'이라는 독일의 그림형제가 쓴 동화의 제목에서
Gretel을 griddle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griddle은 그 위에서 달걀을 fry하기도 하고
베이컨이나 소세지 같은 것을 굽기도 하는 두꺼운 철판을 이르는 단어입니다.
문이 열려 있었다면 잠시 들려서
간단한 식사를 했을지도 모릅니다.
유머가 있는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아내는 이미 어젯밤부터 이 곳에 머루르고 있는
조카들과 접선(?)하기 위해 전화를 걸고 있습니다.
결승 라인 근처엔 달리는 사람들과
응원 나온 사람들의 흥을 돋구기 위해
자원봉사 밴드가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 밴드 뿐 아니라 많은 자원봉사 밴드가
선수들이 달리는 곳곳에서 연주를 쉬지 않고 있었습니다.
마라톤 선수는 자기 혼자서 달리지만
결코 혼자서만 달리지 않고
모두가 달리고 있는 것입니다.
동네 Brass Band도 서툴지만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응원은 사람만 하는 것이 아니지요.
개도 한 자리 차지하고
제 몫을 하고 있습니다.
달리는 사람들을 보면
남녀노소가 업습니다.
어린 아이도 열심히 달립니다.
남편을 응원 나온 아내들의 표정이행복해 보입니다.
다리을 움직일 수 없기에
손으로 Wheelchair의 바퀴를 밀며
뛰고 있습니다.
다리를 쓰지 못한다고 그냥 주저 앉아 있지 않고
바퀴를 굴려 앞으로 가고 있는 저 사람.
멀쩡한 두 다리가 있어도 앞으로 나가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길은 저렇게 앞으로 향하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들에게 열려 있음을-----
길을 가는 사람의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아빠를 따라 엄마를 응원하러 나왔습니다.
기다림을 배웁니다.
엄마를 다시 만나기 위해
얼마를 기다려햐 하는지.
그 끝의 기쁨을 만나기 위해
참는 법, 기다리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이 선수는 비가 올 것을 대비해서
철저히 준비를 했습니다.
길 열에서 응원하는 사람들에게도
웃음을 선서하고 있습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가는 길에
장애가 되진 못합니다.
새로운 장비가 눈에 보입니다.
이 곳 경찰은 저 Dune Buggy로도 순찰을 도는 모양입니다.
이 아이들도 누군가를 응원하러 나왔습니다.
페달을 손으로 돌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자전거를 타고 역주를 하고 있습니다.
길 가엔 봄비에 떨어져 내린
벚꽃이 쌓이고----
봄비에 더 푸르러진 잎사귀를 흔들며
들꽃도 달리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습니다.
힘들게 가는 길이지만
누군가가 함께 가고 있습니다.
풍선을 매달고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조금 불편하겠지만
가족들이 쉽사리 발견할 수 있는 잇점도 있습니다.
다리도 건너야 하고,
언덕을 오르느라 숨이 가쁘기도 하지만,
빗 속에서도
기다리고 응원해주는 그 누군가가 있어서
포기하지 않고 달릴 수 있습니다.
벚꽃비가 내리는 공원을 달리는 것도
좋은 추억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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