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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미국 서부 여행

Lake Powell

Antelope Canyon으로 유명한 Arizona의 Page에는 

두어 군데 볼 곳이 더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말발굽처럼 생겼다고 해서 

Horseshoe Bent라는 이름이 붙여진 곳과

나머지 한 군데 Lake Powell이라는 곳이 바로 그 곳이다.


채 여섯 달도 되지 않아 다시 찾은 Page에는

눈에 확 띄는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발전이 아니라 변화라는 단어를 일부러 골라 썼음)

새로운 호텔의 건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작년에 차의 주유를 위해 들렸던

주유소에도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작년에 이 곳에 들른 적이 있는데

주유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었다.

주유 기계가 구닥다리여서

크레딧 카드를 사용할 수 없을 뿐더러

어떻게 사용하는지 그 방법을 몰랐기 때문이다.


주유 기계의 수도 늘어났을 뿐 아니라

최신식으로 교체를 하는 중이었다.

한적하기만 했던 이 곳에 개발의 바림이 불고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시간의 모습이 바뀌고 사라져가고 있었다.

발전, 개발, 이런 것들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속도와 효율성 앞에서

기억과 추억은 하나 하나 사라져 가는 것은 아닐까?



나는 이 곳에서 차의 기름을 다시 한 번 채웠으면 했다.

작년에 익힌 구닥다리 기계 사용법을 뽐내고 싶었다.

기억과 추억의 반추를 위해서 꼭 그리 하고 싶었으나

내 희망은 이루어지지 못 했다.


작년에는 Lake Powell을 그냥 지나쳤는데

올 봄 지인들과의 여행에서는

유람선을 타고 물길을 흐르는 호사를 누렸다.

가격이 만만치 않았는데

승객들은 대부분 (미국인이 아닌)외국인이었다.


본격적인 유람선 관광은 5 월 1 일부터 시작되는데

우리가 간 4 월 말일부터 시작하는 배가 하나 있어서

우린 그걸 이용하기로 했다.


두어 시간 배를 타는 동안

승객들은 본전을 뽑겠다는 의지로

끊임 없이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찍었다.

나이가 좀 들어 보이는 두 외국인 남자는

거의 필사적으로 그 일에 매달렸다.


시원한 바람,

밝은 햇살.

수려한 경관.


Lake Powell은 인공 저수지이다.

콜로라도 강을 막아 만들었는데

인공 저수지로는 저수량이 미국에서 부 번 째로 많다고 한다.

물을 채우는데 17 년이 걸렸다고 하니

그 규모를 대충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매 년 200 만 명 가량이 이 곳을 찾는다고 하는데

나도 그 200 만 명 중 하나가 되어

유람을 시작해 보기로 한다.




배 타는 곳을 찾아가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차를 렌트한 곳에서 빌린 GPS가 구닥다리여서인지

다른 곳에서처럼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았다.

구글 맾도 소용이 없었다.


park Ranger에게 물어 보고

겨우 찾아갈 수 있었다.

호수 주변의 휴양지 가운데 사무실이 있었다.


호수에 도착하니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수 많은 물비늘들이 우릴 맞아 주었다.




꽃들도 햇살에 해살거리고----









배가 출발하기를 기다리며

사진도 찍고--







여인들은 쓰고

두르고

바르고---





















벽처럼 치솟은 암벽은

정말 압권.





이 배들은 여름 별장.

가족들이 여름을 여기서 지낸다.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아빠와 아들.

바라보는 곳이 다르다.


살아가면서

이런 시선의 차이가 얼마나 많은 아픔을 만들어 내는지 모르겠다.





일어서서 자리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경고문이 통용되지 않는다.

한 사람이 일어나니 모두가 자리 밖으로 나왔다.




다른 유람선.

사람들은 손을 흔든다.


나는 이럴 때 아주 멋 적고 쑥스러워진다.


나는 아무래도 미약한 자폐증세가 있는 것 같다.

나는 어릴 적부터 낯가림이 아주 심하다.


모르는 사람들에게

어찌 손을 흔들 수 있단 말인가.






때로 물 위까지 출현하는 물고기







햇살이 닿은 곳의 물빛은 왜 그리 고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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