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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미국 여기저기

천섬 (THousand Island)

천섬.

섬이 천 개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

미국과 캐나다 경계에 자리하고 있는데

정확하게 1,842 개의 섬이 있다고 한다.


미국 영토인 것도 있고

캐나다 영토인 곳도 있다고 하는데

웬만한 크기의 섬에는

집이나 별장이 들어서 있다.


말하자면 부자들의 왕국인 셈이다.


어느 섬엔가의 큰 저택이 매물로 나왔다.


천 만 달러에 나왔는데

사는 사람이 없어서 5 백만 달러로 가격을 낮추었다고 한다.


그런데 나 같은 사람은

그 집을 거저 주어도 소유할 수가 없다.

일년 동안 세금이 무려 20만 달러.


그것도 낼 수가 없는 형편이긴 하지만

무엇 보다도 육지로 나오는 배가 필요한데

웬만큼 구색을 맞추려면 중고라 할지라도

50만 달러가 훌쩍 넘어간다.


그러니 언감생심


그런데 여기서 섬을 규정하는 것이 재미 있다.


일년 내내 물에 한 번도 잠겨서는 안 되고

나무가 한 그루인가 두 그루 이상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식사를 하면서 섬 주변의 석양을 즐기는 크루즈도 있고

그냥 두어 시간 인근을 도는 크루즈도 있는데

배의 규모며 시설이 달랐다.


식사하지 않고 다녀오는 크루즈는

1인 당 15 달러.


그저 그랬다.


더운 여름날 저녁

무상으로 얻을 수 있는 강바람의 시원함에 대한 

댓가라고 생각하니 그리 아까울 것도 없는 가격이다.


비가 내리고

날이 흐린데 구름이 하늘의 8할을 덮고 있었다.









Thousand Island Bridge.

얼마만 더 가면 캐나다 국경인데

더 갈 필요가 없어졌다.


배를 타는 곳은

이 다리를 건널 필요가 없는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다시 돌아 와야 했다.





성조기가 달린 배는

식사를 하면서 일몰과 별밤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멀리 교회의 십자가가 빛을 받아 반짝인다.



































배에서 내릴 때쯤해서

해가 구름 속에서 얼굴을 내 밀었다.

찬란한 하늘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