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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Piermont 걷기




일요일 아침 4시

부르클린은 일요일 새벽에도 분주하기만 하다.

축구를 마치고 샤워를 한 다음

찾은 곳은 Piermont.





Pier로 가는 길 입구에

자꾸만 내 눈길을 끄는 꽃.

옥잠화.


우리 집에 두어 종류가 있는데

사슴들이 좋아하는 메뉴인 것 같다.

몇 년 전 부터

싹이 나기 무섭게 잘라 먹어서



이 꽃도 우리집에 있었는데---



어느새 갈대는 내 키 두 배쯤 자라 있다.

지난 겨울 죽었던 갈대 사이로

푸른 싹이 돋아 저만큼 자랐다.

비가 오면 가끔씩 찾았다.

갈대에 후득이는 빗소리를 들으러---




죽은 나무 등걸에

무슨 식물인지 뿌리를 내렸다.

봉두난발.



같은 갈대잎인데

햇빛 따라 진하기도 하고 옅기도 하다.

이데 다 현상이 부리는 조화.



아마 엉겅퀴꽃이 아닐까?


길 옆 작은 웅덩이 속에 하늘이 들어 앉았다.

전깃줄도 덩달아 내려 앉았다.

물 속에서 흐르는 전기.





어디서 흘러 왔을까?

물결에 닳고 닳아 윤기 나는 피부.



메꽃.

열렸다 이미 닫힌 꽃도 있다.

꽃 속에서 벌레들이 작업 중.





지난 겨울에도 벗고 있었는데

여전히 벗고 있는 나무.



원추리 꽃의 계절.

우리집에도 흐드러지게 피곤 했는데

올핸 미나리가 그 영토를 점령해서

아직 꽃을 보지 못했다.



한가한 오리떼의 나들이



자전거 타는 노인이 더위 때문이지 벤치에서 쉬고 있다.

내가 돌아 나올 때까지

그의 휴식은 계속 되었다.


점점 휴식이 길어지는 나이.




가까이 가자

오리들이 놀랐다.


파문.


놀라움과 두려움이

내 가슴에 만든 파문은 그 얼마나 될까?


찬찬히 생각해 보지 않으면

이미 물무늬처럼 사라졌다.





저멀리 Tapan Zee Bridge.

이미 있는 다리는 두고

새로운 다리를 건설 중이다.



흐르는 것들.

바퀴, 강물, 구름, 시간.

잠시 멈추었다.




속절 없이 햇살이 쏟아진다.

죽은 나무 위로.

이른바 High Noon이다.



강물에도 썰물이 있는지

도로까지 강물이 들이친다.

고요한 웅덩이에 이는 파문.




나는 강을 떠나고

누군가는 또 강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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