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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봄소식

 

 

 

오늘 아침에 축구하러 나갔습니다.

 

 

 

오늘부터 시간이 한 시간 앞당겨져 날이 어둑어둑 합니다.

우리 동네 숲에서 해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봄기운이 그득했습니다.

지난 주만 해도 살짝 얼어 있던 잔디와 흙의 촉감이 부드러웠습니다.

 

 

 

하늘엔 기러기가 날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젠 다른 곳으로 떠나가려는지----

 

 

 

 

축구를 끝내고 집에 돌아오니 건너편 집에 사슴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오늘부터 이 곳에는 day light saving time이 적용됩니다.

그래서인지 이 녀석들이 좀 헷갈렸는지

해가 훤한데도 숲에서 나와 다니는가 봅니다.

 

 

 

 

 

집 뜰에 보니 지난 주 눈 속에서

고개를 삐죽이 내밀었던 snowball들이 옹기종기 몇 군데 피어 있습니다.

눈처럼 하얀 꽃 잎 안에 그린 색의 하트 무늬가 새겨져 있네요.

크로커스도 봄의 전령처럼 한 쪽에서 눈 인사를 보냅니다.

잔디를 가만히 들여다보니 잡초처럼 냉이꽃 같이 눈에 띄지 않는 꽃도 피어 있습니다.

바야흐로 봄입니다.

기지개를 켜고

심호흡을 하며

새롭게 시작해야 할 봄이 바로 여기 와 있습니다.

 

이제부터 수십 가지 아니 수 백 가지 꽃들이 우리집과 동네에

앞 다투어 피어날 겁니다.

그래서 봄은 그런 꽃들을 바라볼 수 있는 기대에 가슴이 콩당콩당 뜁니다.

삶이 고단해도 이렇게 자연이

우리에게 보내는 은밀한 눈길에 위안을 받곤 합니다.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 겠다"라고 한

불란서 시인 폴 발레리의 싯귀 앞에

오늘은 제 맘대로 한 글자를 덧 붙이고 싶습니다.

 

"봄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라고 말입니다.

 

 미국에서 봄 소식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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