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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일요일 일기 - 꽃 지다 꽃 피다

새벽 4시 20 분 기상.

몸은 이상이 없는 것 같다.

뉴저지 축구장으로 출발한 것이 4 시 45 분.

파킹장엔 군데군데 물이 고여 있었다.

나중에 들으니 토요일 밤에 폭우가 쏟아졌다고 한다.


멀리 동이 트고 있었다.

구름이 몇 겹으로 해를 가로 막고 있었다.





구름 사이로

햇살이 삐져 나와 

또 다른 구름 가장자리를 붉게 물들이고 있다.



편을 갈라 게임을 했는데

나는 도움 하나를 기록 했다.

말하자면 공격 포인트가 하나 있다는 말이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제대로 뛸 수가 없다.

반사신경이 둔해져서

나에게 공이 오면 어찌 할 줄 모르고 허둥거린다.


욕심 부리지 말고 

운동장 뛰어 다니는 걸로 만족해야 겠다는 생각을

오늘도 했다.


샤워를 마치고

아내와 'Tous les Jour' 빵집에 가서 아침 식사를 했다.




텃밭엔 지난 주 일요일엔 보이지 않던

노란 꽃이 껑충 뛰어 올라와

수줍게 얼굴을 내밀었다.







이 꽃이름이 무어드라?

몇 해전 심은 꽃이

반갑게 다시 피었다.




지난 주 심은 모종이 제법 파릇파릇하게

기운을 차리고

허리를 곧게 펴기 시작했다.

나는 못 보았는데

아내 말로는 쑥갓 씨에서 싹이 돋았다고 한다.


생명은 참 경이롭다는 생각을

새롭게 했다.
















우리집 옆 뜰엔

밤 새 꽃비가 내렸다.

지난 밤에 내린 폭우 때문이었을 것이다.


얼마 전까지 가을을 보낼 때면 

그리 가슴이 아렸는데

이젠 봄이 가면 그렇게 아플 수가 없다.


애를 태우며 라르고의 속도로 오다가

어느새 베바체의 속도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저만치 가 버리는


봄.


그래서 봄에 대한 내 사랑은

늘 외사랑이다.





벚꽃이 지면서

철쭉이 핀다.


시절인연이 서로 닿지 않는 두 꽃.


12 시 미사.


'Good Shepherd'


I am the good shepherd. The good shepherd lays down his life for the sheep. He who is a hired hand, and not a shepherd, who doesn't own the sheep, sees the wolf coming, leaves the sheep, and flees. The wolf snatches the sheep, and scatters them. The hired hand flees because he is a hired hand, and doesn't care for the sheep. I am the good shepherd. I know my own, and I'm known by my own; even as the Father knows me, and I know the Father. I lay down my life for the sheep. I have other sheep, which are not of this fold. I must bring them also, and they will hear my voice. They will become one flock with one shepherd. Therefore the Father loves me, because I lay down my life, that I may take it again. No one takes it away from me, but I lay it down by myself. I have power to lay it down, and I have power to take it again. I received this commandment from my Father.


나는 착한 목자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양인가?


아내가 미사 후에 어머니 묘소에 가자고 해서

Westwood에 있는 묘소에 다녀 왔다.

다음 주 어머니 날에는

우리 아이들이 다 모이니 시간을 냘 수 없어이다.


아내는 늘 현명하고 사려가 깊다.

같이 살다 보니 이젠 그런 면은 아내에게 의존만 한다.


묘지 주변엔 풀꽃들이

피어 있다.




작은 풀꽃들의 유희.

세상 떠난 영혼들에게 

작은 위로가 될까?



누가 심었는지

아니면 바람에 꽃씨가 날아와 싹이 텄는지

튜울립처러 생긴 꽃이 풀꽃 사이에 어색하게 피어 있다.



누군가의 무덤.



어머니 묘지



맞은 편 

아내의 할머니 묘지


꽃도,

삶도 

덧 없기는 마찬 가지.


그냥 

사는 동안 

예쁘게

꽃 피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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