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 캐나다 크루즈 배 위에서
10월 30일은 우리 부부의 결혼 기념일
그리고 손녀 Sadie의 생일.
우리는 Sadie의 생일 파티를 포기하고
결혼 기념일 여행을 가기로 했다.
목적지는 Storm King Art Center
집에서 40 여 분.
주변의 산 Storm King Mountain의 이름을 딴
이 야외 조각 공원은 1960년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고 알려진
이 공원은 주변의 자연 경관과 어우러져
작품과 자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 된다.
집 근처 반찬 가게에서
점심으로 김밥과 떡볶이를 샀다.
1인당 입장료가 $15.00
공원은 가을이 깊어가고 있었다.
관리 사무소(?) 부근에 주차.
유리창에 가을이 묻어 있다.
작품과 자연.
내 가슴 높이까지 자란 풀숲이
공원 곳곳에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푸른 물이 다 빠져서 흰 빛과 갈색으로 반짝이고 잇다.
쇠에 녹물이 흘러 내린 자국이 보인다.
작가는 이런 것도 계산했을까?
작품도 시간이 지나며 변화한다는 것을.
혼자 산책하는 사람
혼자가 아니다.
스마트 폰이 동반하고 있다.
작품 앞에 선 여인.
나무의 키가 너무 크다.
작품 틈새로 가을이 익어간다.
자연 속의 작품
쇠로 만들어 졌다.
시간이 자나면 녹이 슬 것이고
언젠가는 사그러질 것이다.
주변의 나뭇잎은 떨어지고,
새 봄엔 새 잎이 돋을 것이다.
이 기막힌 콘트라스트.
찍는 사람과
찍히는 사람.
삶들도 이런 이분법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찍기 좋아하는 사람과'찍히기 좋아하는 사람.
풀 숲에서 흐린 하늘을 배경으로
작품 사이의 가을
가을의 대표색 집합
작품과 그림자가 만나 이룬 도형
조록물이 다 빠진 풀,
그 너머 아직도 푸른 나무
결혼 34주년 기념 사진
아이들
Balance.
어떻게 작품을 저렇게 세웠을까?
자세히 보면 불가사의하다.
작가의 고뇌가 보인다.
연인들의 사랑도 익어가고---
저 아이가 보는 것은 무엇일까?
아니면 무엇을 보고 싶어하는 것일까?
나도 저 망원경을 토해서
아직도 무언가 보고 싶은 세상이 있을까?
가을빛
나이 드신 분들도
천천히 가을 속으로---
마님이 쎌카를 찍고 있다.
참 많이도 찍는다.
작정하고 쎌카봉을 들고 나왔다.
나의 이분법은 너무 허술함을 깨닫게 되었다.
사진을 찍는 것도 좋아하고'
사진 찍히기도 좋아하는 사람을
추가해야 한다.
그리고 그 반대의 경우도----
우리는 주차장 옆에 있는
피크닉 테이블에서 사 가지고 간(싸 가지고 간이 아님) 점심을 먹었다.
사람들은 가을 속으로 걸어다녔다.
1982년 10월 30일
마님과 함께 떠난 삶의 여행.
벌써 서른 네번 째 가을을 맞았다.
앞으로 얼마의 가을 여행을
함께 할 수 있을까?
그 언제가 마지막이 될 지 몰라도
우리의 여행이 가을처럼아름다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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