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자접몽(김씨의 나비꿈)
South Carolina의 Charleston 시내를 걷고 있을 때였다.
작은 화단이 눈에 들어왔다.
여러 꽃들과 크로튼이라는 이름을 가진
알록달록한 색깔을 띈 키 작은 나무가 심어져 있었다.
그 사이를 나비 한 마리가 분주히 날아다니며 작업(?)을 하고 있었다.
고 녀석을 포획하고 싶었다.
카메라를 들이댔다.
그런데 나비는 한 꽃에서 1초 이상을 보내지 않았다.
다음꽃으로 재빨리 이동하는 바람에
포획하기가 쉽지 않았다.
타고난 바람꾼인 나비.
잠시 숨을 멈추고 기다리니 드디어 기회가 왔다.
옳지, 요녀석.
'찰칵!'
드디어 잡았다.
그 녀석은 내 카메라의 포로가 되었다.
아 그런데 말이지
나의 포로가 된 줄만 알았던 그 녀석은
'찰칵' 소리와 동시에
훨훨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내가 그 놈을 잡은 것이지
그 녀석에게 내가 잡힌 것인지.
내가 잡은 것은
그 녀석의 허상이었던 것이다.
살아오면서 내 안에 쌓아 놓은 수많은 허상들도
나비처럼 훨훨 날아가벼렸으면-------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깨진 꿈 , 그 이후 (0) | 2016.09.17 |
---|---|
세탁소 손님 이야기 (0) | 2016.09.17 |
밀린 음악 듣기 (0) | 2016.08.29 |
사랑이란---- (0) | 2016.08.23 |
오늘 아침 하늘 (0) | 2016.08.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