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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밀린 음악 듣기

큰 딸네가 이사를 나간 후

우리 집에 몇 가지 어렵고 불편한 일이 생겼다.

가장 아쉽고 그리운 것은

주말이면 볼 수 있던 손주들이다.


그 안타깝고 허전한 틈을 메우려고

컴퓨터를 켰는데

아뿔사!

인터네 연결이 끊겼다.


딸네가 우리와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자기들이 신청해서 우리와 함께 사용하던 인터넷 서비스를 

매몰차게 끊어버린 것이다.

지하실 내 놀이터로 향했다.

그런데 tv가 사라졌다.

tv 방송은 거의 보질 않아도

dvd로 음악이나 오페라, 뮤지컬을 즐겨 보는 내 즐거움 하나를 도둑 맞았다.

이사 가면서 큰 딸네가 들고 간 것이다.

아무리 내가 tv를 보지 않는다고 해도 그렇지

tv까지 들고가는 건 또 무슨 심뽀인지.


잘 되었다.

그동안 콤퓨터로만 음악을 듣느라 미루어 두었던

LP판으로 음악을 들으며 

제대로 내 신선 놀음을 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콘첼토며,

칼 뵘이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니가 연주하는 운명 교향곡,

1959년에 녹음된 사운드 오브 뮤직,

뮤지칼 캐츠,

들국화의 행진 등등----

집히는 대로 들었다.


없어진 것이 많으니

잊히고 묻혔던 보물들이 드러나는구나.






이 사운드 오브 뮤직 LP판은

1959년도에 녹음되었는데

브로드 웨이 뮤지컬에 출연했던 오리지날 멤버들의 목소리로 녹음되었다.

내 귀와 마음이 호강한 일요일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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