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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캐나다 로키산 사진 여행

Jasper - 가든

베이커리에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우리는 다음 일정을 시작하기 전에

수퍼 마켓에 들렸다.

점심 샌드위치 재료를 사기 위해서였다.

일행 중 한 분이 자원을 했다.

알고 보니 예전에 델리 맨으로 잠시 일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빠른 손놀림으로 30 분 정도 걸려서 8인분의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일행들이 수퍼 마켓에 들러 쇼핑을 하는 사이

나는 길 건너 편에 있는 가든에 잠시 들렸다.

가든 안에는 온갖 종류의 샐러드 재료가 되는 채소들이

싱싱하게 자라고 있었다.


가든 안에 들어서면 나는 정신을 빼앗긴다.

생명이 주는 신기함과 싱그러움 때문이다.


잠시 한가롭게 정원 안을 거니는 동안

마음 속의 모든 생각들이 사라졌다.


'무아'


내가 사라지는 경지다.


선이며 구도가 뭐 별 게 있을까?

이리 잠시 나를 내려 놓는 경지가 바로 해탈인 것을.


우리 동네나 옆 동네에도 이런 가든이 있는데

거기서 나는 채소는 주민들이 가져가도 된다.


토마토는 익은 것이 없고

윤기 나는 호박이 몇 개 열렸기에

따고 싶은 욕망이 고개를 들었다.


참았다.

머나 먼 타국 땅에 와서

혹시라도 불미스러운 일을 당해서는 아니되기에 말이다.


나중에 마님께 고했다가

야단만 맞았다.

문이 열려 있고 개방된 가든이면

당근 따 와도 된다는 게 마님의 유권해석이었다.


"그렇다면 거기 꽃 다 꺾어도 된다는 말씀?"

이냐고 반박하려다 말았다.

마님께 말대꾸 해서 이로울 게 하나도 없음은

30년 넘게 함께 살아오면서 깨달은 지혜 중 하나이다.


마님은 항상 옳(으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