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sper로 가던 길에
길이 원형을 이룬 곳이 있었다.
작은 못(웅덩이) 같은 것이 있었는데 그 곳의 물빛이 신비로웠다.
나 혼자나, 우리 부부만 가는 여행이었더라면
그 자리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었을 터이지만
아무래도 여덟 명이 같이 하는 여행이다 보니
내 욕심은 접어야 했는데
그것이 지금까지 마음 속에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다른 색조의 녹색과, 노란 색이 어우러진 그런 물빛이
내 심상에 맺혀졌는데 그것은 두고두고 꺼내보아도
전혀 바래지 않을 빛들의 조합이었다.
우리는 그 원을 돌면서 차를 세울 수 있는 곳에서 잠시 쉬어 가기로 했다.
그 지점을 돌아서면 가파른 비탈길이 이어졌다.
내려서 경치를 바라보던 일행 중 한 분이
"아! 위대한 거시기로구만!"이라고 했다.
평소에도 '거시기;라는 단어 하나로 무궁무진한 대화를 이끌어 가는
그 양반의 입에서 나온 '위대한 거시기'라는 말은
그 곳의 경치를 묘사함에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적확했다.
멀리 산에서 가는 폭포 한 줄기가 보였다
비교족 먼 거리임에도
물 떨어지는 소리가 웅장했다.
급한 경사가 그리 큰 소리를 만든다.
한 청년이 혼자 트레킹을 끝내고
차 있는 쪽으로 걸어 왔다.
혼자 걷는 고독 속에 젖을 줄 아는 삶은
그 깊이 가 달라진다.
황량한 들판에 지천으로 널렸던
민들레 홑씨 같은 이 식물.
꽃이 지기 전엔 어땠을까?
비탈길을 올라와서 얼마를 더 달렸을까,
우리 눈 앞에 범상치 않은 광경이 나타났다.
'Columbus Icefield'
우리가 Jasper로 가는 길에 마지막으로 들린 곳이다.
북미주에서 가장 큰 빙하인데
내 계산으로는 상상할 수 없이 오랜 시간 전에 만들어졌단다.
차에서 내리니 갑자기 찬 기운이 내 몸을 움츠러들게 했다.
옷을 껴 입어야만 할 정도로
이 곳은 춥고 바람이 불었다.
얼음의 두께
일행드들의 단체 사진.
우리는 숙소가 있는 Jasper로 향했다.
내 기억으로 거의 세 세간 동안 달려 온 Jasper National Park엔
주유소나 휴게소 같은 걸 (전혀) 볼 수가 없었다.
길과 야생동물이 길로 내려오지 못하게 쳐 놓은 펜스와
동물들이 길을 건널 수 있게 만들어 놓은 'Overpass'를 제외하고는
거의 전부가 자연 그대로였다.
최소한의 사람 손길을 빼고는 자연 그 자체였다.
Jasper는 한국 시골의 읍 같은 곳이었는데
비로소 주유소와 숙박 시설, 식당 같은 건물과
길거리의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었다.
세 세간을 달려와 만나는 민가와 만나면서
자연 속에 푹 파 묻혔던 우리의 마음이
비로소 인간의 삶으로 되 살아났다.
배가 고파오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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