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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노르웨이 여행

노르웨이 여행 - 오슬로에서 트롬소 2

노르웨이 여행 - 오슬로에서 트롬소까지 2


공항에서 아침 식사를 마친 우리는

다시 공항 검색대를 통과한 뒤에 트롬소로 향하는 출구 앞에 이르렀다.

그런데 다른 물건들은 다 나왔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내겐 가장 중요한 카메라 가방이 보이질 않는 것이었다.


내가 어찌 된 영문이냐고 보안 요원에게 묻는 순간,

다른 한 켠의 레일 위에 있는 카메라 가방이 눈에 들어왔다.

검색대를 통과 할 때 내 카메라 가방에서

수상한 물건이 발견되었는지 다른 한 쪽으로 밀려나 있는 것이 모였다.


보안 요원은 가방 안을 조사해되 되겠냐고 아주 정중히 물었다.

안 된다고 앙탈을 부린다고 해서

순순히 내게 가방을 그냥 돌려줄 상황이 아니라는 것 쯤은 

나도 알고 있었다.


"Sure!"


아무런 거리낌이 없어도 이런 경우 약간의 불안한 기분이 드는 건 인지상정이다.

그럼에도 내 입에서는 아주 호쾌한 대답이 흘러 나왔다.

보안 요원은 가방을 열더니

손가락 다쳤을 때 쓰는 일회용 반창고 크기의 흰 테이프로

가방을 열고 이곳 저곳을 붓질하듯 검사를 하저니

가방을 다시 가져가도 좋다고 했다.


난 아주 궁금했다.


-도대체 뭐가 문제 일까?-


JFK에서도 그런 일이 벌어졌고

그 다음 오슬로에서 뉴욕으로 돌아올 때도 같은 일이 벌어졌으니 말이다.

궁금한 사람을 위해 60초 후가 아닌 지금 공개하기로 한다.


뉴욕으로 돌아올 때도 같은 일이 벌어지긴 했는데

그 때는 내 카메라 가방이 아닌 처제의 가방이 검색에 걸렸다.

공항에서 check-in을 할때

내 카메라 가방의 무게가 117 파운드가 나갔다.

돈을 더 내야할 상황이었는데

처제의 가방에 여유가 있었다.

그래서 내 팔뚝만한 망원렌즈(이번 여행에서는 거의 쓰지도 못했다)를

옮겨 담은 것이 그 원인이었다.


"혹시 필요가 있을까"하고 지고 다니던 무거운 렌즈가

공항 검색대를 통과할 때마다 

나 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발목을 잡아 당겼던 것이다.


우리는 여행할 때 뿐 아니라 살아가면서도

얼마나 필요 없는 것들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지-----


검색대를 통과한 우리는 트롬소 행 비행기가 출발하는

출구 앞으로 갔다.

대기석이 열 좌석 남짓했던 것 같다.

이거야 한적한 시외버스 정류장 보다도 더 썰렁했다.


시간이 되어

비행기에 올랐다.


우리는 지리적으로 남북으로 길쭉한 나라의 남쪽에서

북극에 가까운 곳에 자리한 트롬소라는 곳으로 날아가는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낮이 짧은 북유럽의 겨울인데

우리는 그나마 하루 종일 해를 볼 수 없는 곳으로의 여행을 하는 것이었다.

도대체 해가 지평선 위로 떠오르지 않는 곳은 어떤 모습일런지,

그곳 사람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 지----

호기심으로 가득한 마음을갖고 자리에 앉았다.


어둠으로의 긴 여로가 막 시작 되었다.


쌍발 프로펠러 비행기의 소리는

2차 대전 다뉴멘타리 영화에서 보고 듣던 것과 

똑 같은 소리를 내며 하늘을 날았다.

창 밖에는 처음에는 밝은 빛이 있던 푸른 하늘이

시간이 지나며 북으로 갈수록

점차 짙은 푸른색으로 깊어 갂다.

그리고는 어둠이 비행기를 감쌌다.


작아도 소리는 요란했던 프로펠러 비행기는

두어시간(?) 어둔 하늘을 날아 우리를 트롬소라는 곳에 내려 놓았다.

트롬소 공항에 도찰하기 10 여 분 전부터

창 밖으로 내다 본 지상의 풍경은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도로의 불빛,

그리고 건물들에서 새어 나온 불빛이 

동화 속의 나라처럼 아름다왔다.

나중에 보니 지상에 쌓여 있는 눈에 반사된 불빛이

바로 튼 목화 솜처럼 희고 포근한 느낌을 주는

환상적인 장면을 만들어 낸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공항 밖으로 나와서야

춥고 어두운 겨울왕국에 와 있음을 알게 되었다.





트롬소 공항은 아주 한적한 지방의

고속버스 터미날 같았다.

오로라는 트롬소의 상징 같은 존재다.



택시르 타기 위해 밖으로 나오니 이런 물고기 모양의 조형물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