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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새벽

아파트를 나서니 하늘이 어둡다.
짙은 구름이 하늘을 뒤덮었다.
토요일 아침, 
인적도 뜸한데 사람들 숫자보다도 훨씬 더 많은가로등불이
자기 근무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초병처럼
아주 지친 모습으로 길따라 늘어서 있다.

"날이 밝을까?"

아주 바보같은 기우에 잠시 빠진다.
나이가 반백을 넘어 거의 60에 이르러도
심지는 늘 등불처럼 흔들린다.

전화기를 꺼내 평소에 하지 않는
사진을 찍어본다.

이새벽, 난 왜 사진을 찍는 걸까

새벽이니까?,
구름이 짙으니까? -----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라는
실존주의 명제도
내 흐려진 눈처럼 흔들린다.

가로등불이 말없이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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