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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참된 자유 - 옛날 방송 원고

참된 자유

 

새가 자유라고 누가 정했을까요. 비록 마음 가는 대로 날아갈 수 있다 해도

도착할 장소도, 날개를 쉴 수 있는 가지도 없다면

날개를 가진 것조차 후회할 지도 모릅니다.

참된 자유란, 참된 자유란,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인지도 모르겠군요(최유기 중)."

 

 

돌아갈 곳이 있다는 건 희망이 있다는 말이죠.

그리고 그 돌아갈 곳이 가정일 수도, 하느님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의 품일 수도 있지요.

저희 부부와 두 처제 부부. 이렇게 여섯이서

참으로 오랜만에 그 참된 자유를 누려보았습니다.

독립 기념일 연휴를 이용해

장인 장모님이 살고 계신 아리조나를 다녀왔습니다.

마음 먹고 조금씩 시간을 쪼개고

무리를 해서 다녀온 그 시간이

지금도 기억 속에 따뜻하게 남아 있습니다.

 

아리조나 피닉스 공항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9시쯤이었는데

벌써 온도는 화씨 100도 가까이 올라가 있을 정도로

그곳 날씨가 매웠습니다.

그런 불볕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70 중반에 이르신 두 분께서

직접 공항까지 마중을 나오셔서

리 하나하나를 포옹해주시는데

바쁜 시간을 내어 더운 그곳까지 먼 길 찾아온 자식들에게 

고마운 마음 뿐 아니라

또 미안해 하시는 마음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집에 도착해 보니

텃밭에는 참외, 오렌지, 그레이프 푸룻, 수박 같은 과일에다가,

토마토 가지, 호박 같은 채소도

더운 날씨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상큼하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특히  노란 색깔의 참외가 여러개가 주렁주렁 열렸는데

껍질이 윤택한 것이 참 건강하게 보였습니다.

 

아침저녁 물을 주며, 

자식 돌보듯 공을 들이신 덕입니다.

찾아간 자식들에게

손수 농사 지으신 과일을 대접하고 싶으신 그 마음이

기도가 되어 그렇게 주렁주렁 열린 것이지요.

 

그리고 우리가 떠나면

밭 가꾸는 일이 그리 신명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말씀에

가슴 한 곳이 아려왔습니다.

 

그런 부모님의 마음을

참외를 먹으면서 같이 꾸역꾸역 먹었습니다.

다음날 고단한 새벽 잠결에

부엌에서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레이프 푸룻과 복숭아, 사과같은 과일에 곁들여

토스트한 베이글과 커피를 메뉴로

아침 식탁을 준비하시는

장인어른의 부지런한 손 놀리시는 소리였습니다.

 

벌써 텃밭에 물을 주시고 들어오시는 장모님과 함께 하는 아침 식사는

비록 이르기는 했어도

얼마나 풍요롭고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음식보다도 사랑과 행복을 배불리 먹었습니다.

 

식사후에 모두 모여 바치는 성무일도 또한 잊을 수 없었습니다.

기도하시는 두 분의 모습을 곁눈질 하며

이래서 우리가,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잘 사는 거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장인 징모님을 뵙고 돌아오면서
돌아가면 따뜻한 사랑으로 품어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된 일인지를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돌아가면 맞아주실 부모님이 계심을 통해서
우리가 언젠가 돌아 가야할 그곳에
우리를 품어주실 하느님이 계심을 믿는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된 일인지를 알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자유롭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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