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Good Friday.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못 박혀 죽으신 날이다.
흔히들 한국에서는 성 금요일이라고 하는데
미국에서는 대부분 'Good Friday'라고 한다.
'Holy Friday'라고 할 수도 있을 텐데
그리 부르는 건 거의 들어보질 못했다.
예전부터 예수께서 고통 받고 돌아가신 금요일을
왜 굳이 'Good'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서 기념을 하는지가 늘 궁금했다.
아주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을 이 날이
어찌 그리 좋은 금요일인 까닭인 지 이상하지 않은가.
서양에선 13일과 금요일이 겹친 날을 아주 불길한 날로 여긴다.
예수님과 열 두 제자를 합친 13이라는 숫자,
그리고 금요일.
세속적으로 보자면 그럴 것이다.
그런데 신앙적으로 보면
'Good'이 되는 수난 주간의 금요일은 무슨 까닭인가.
그런데 지난 1월 스페인의 Montserrat에 있는
수도원 성당에 가서
해답을 얻었다.
성당은 검은 피부의 성모상으로 유명한 곳이다.
성당 옆으로 작은 경당들이 있는데
그 중 한 곳의 감실 뒷 쪽 벽면에 새겨진 예수상이 있었다.
얼굴은 양각으로,
상처난 손과 발은 음각으로
조각이 되어 있다.
못에 박힌 상처가 있는 손과 발은
음각으로 조각되어 깊고 어둔 그림자가 속을 채우고 있었다.
얼굴은 양각으로 조각되었는데
조명까지 비추니
빛이 났다.
바로 그거였다.
부활의 영광을 위해서는
고통과 죽음이 필수 조건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고통과 죽음이 주는 깊은 그림자보다도
부활의 빛이 훨씬 밝고 영광스러운 것이다.
신앙은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보는 일이다.
아직 어두워도
머지 않아 해가 뜨고
밝음이 찾아오리라는 희망을 갖는 일이다.
영광으로 오르는 사다리 - 그것이 예수의 고통이고 죽음이다.
예수님의 고통과 죽음이 있었던
금요일은 그런 까닭으로
''Good'일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