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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아쉬웠던 순간

 

 

피렌체에 갔을 때

만났던 장면이다.

 

나이 든 두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골목길을 가다가 만나서

한 동안 대화를 나누었다.

 

내가 카메라를 들었을 땐 이미

두 사람은 자기가 가던 방향을 향해

출발하려던 참이었다.

 

사진을 찍던 순간은

이미 움직인 후였다.

정감 이 담긴 사진 하나가 나올 수도 있었는데

늦었다.

이럴 땐 노출이고 구도고

다 필요 없다.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가식없는

분위기면 한 장의 사진으로

존재하기에 충분한 조건이 된다.

 

그런데 간발의 차이로 그 장면을 놓치고 말았다.

헤어지는 두 사람 만큼

아쉬웠던 그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