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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튀르키예, 그리스

이스탄불 도착

이스탄불 도착

 

10월 1일 오전 0시 20분, 드디어 비행기는

JFK 활주로에 접어들었다.

이스탄불 공항까지 9 시간 20 분 동안의 긴 여정이 막 시작되었다.

 

9 시간 남짓 걸리는 비행은 처음이라 비행기 안에서 시간을 보내야 할지 막막했다.

대서양을 건너 유럽을 지나 유럽과 아시아의 접경까지의 거리는

애초에 짐작을 할 수 없었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것이 장거리 비행을 하면서 잠을 자는 일이다.

그것은 내가 살아서 받는 고통 중에 가장 큰 것이기도 하다.

잠을 잔다기보다는 꾸벅꾸벅 졸 때의 무의식에서 느끼는 그 고통을 견디기가 너무 힘들어서

아예 눈을 뜨고 버티는 게 나의 비행 작전이기도 하다.

한국행 비행기는 뒷부분에 제법 공간이 있어서 30 분 정도 그곳에서

팔 굽혀 펴기와 스쾃을 하기도 하는데 긴 시간 비행에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이스탄불 공항 부근에 비행기가 도착하니

하늘에 구름이 가득했다.

 

공항에 도착하니 하늘은 잔뜩 흐렸고 

지평선 부근의 하늘에서 노란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서쪽 방향일 것이었다.

 

비행기가 랜딩을 하고 나서 청사까지 도착하는데 20 분 정도 걸렸다.

내가 경험했던 중 최고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공항의 크기가 어마어마한 것 같았다.

 

입국수속을 위해 비행기에서 내려 걸어가는데도 시간이 꽤 걸렸다.

미국 내 어떤 공항보다도 세 배 정도는 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짐을 찾아 공항 밖으로 나오니 가이드와 버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 잘 곳과 먹을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단체 관광이다.

 

버스에 타고 나서야 비로소 긴장이 풀렸다.

서쪽하늘이 붉게 물이 들기 시작했다.

비행기에서 내렸을 때는 노란빛이었는데 붉은빛으로 변했다.

구름이 있으니 그 붉음의 깊이가 더했다.

 

호텔로 오는 길에 어느 식당에 들러 저녁식사를 했다.

'Kebab'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내가 알던 케밥이 아니고 이곳 오리지널이라고 했다.

그릭 요거트와 곁들여 먹는 케밥을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평소 같으면 먹지 않았을 것이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적극적으로 터키 속으로 빠져보자는 나의 태도가 그리 하도록 부추겼을 것이다.

 

호텔에 도착해서는 그냥 잠의 수렁에 빠졌다.

비행기를 빠져나와----

튀르키에 국기를 보니 비로소 내가 어디에 발을 디뎠는지 알 수 있었다.

바쁘게 이동하는 사람들. 워낙 크니 발걸음이 바쁠 수 밖네.

이런 스쿠터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

공항의 천정이 특이하다는 생각.

호텔로 가는 길엔 교통 혼잡이 좀 있었고 날이 어두워지면서

지평선 사이로 붉은빛이 새어나왔다.

황홀했다.

2천년전 사도 바오로도 저런 하늘과 만났을까?

케밥을 먹은 식당 주차장, 버스

 

호텔 로비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