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4/2024 대륙횡단 둘째 날-한 도시를 기억하는 법
아침 여섯 시에 피츠버그를 출발했다.
잠만 대충 자고 피츠버그를 떠난 것이다.
체크 아웃을 하는데 숙박료를 더 지불하지는 않았다.
Hotel.com과 호텔 사이에 무언가 소통의 문제가 있었음에 틀림이 없는데
문제를 하기 위해 전날 아내와 나만 몸이 달았다.
펜실베이니아 주를 담당하는 Hotel.com에 전화를 했는데
전화를 받은 직원의 말을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전에 들어보지 못한 악센트 때문에 의사소통이 전혀 되질 않았다.
호텔의 데스크 직원이 마음만 먹었으면 Hotel.com과 소통해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는데 자기 문제 아니라고 아무런 잘못도 없는 우리에게
문제해결을 떠맡긴 셈이다.
호텔방에 들어가서 좀 있다가 아내에게 호텔 매니저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아내가 이것저것 불평을 하자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라고 나는 짐작을 했다.
피츠버그를 떠나면서
나는 정말 피츠버그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함께 축구를 했던 지인의 아들들 중 두 아들이
피츠버그에 있는 Carnegie Mellon대학을 졸업했다는 것과
미 프로야구팀 중 Pirates가 피츠버그에 연고를 두고 있다는 사실 외에는
피츠버그에 대한 지식이나 관심이 지금까지는 전혀 없었다.
그리고 철강왕 카네기의 철강 산업이 피츠버그를 중심으로 번성했다는 걸 하나 추가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피츠버그에 대해서 정말 잊지 못할 일이 있었는데
피츠버그 시내의 운전자에 관한 것이다.
전날 피츠버그 시내에 들어서 호텔을 찾아가는 길에
강 건너 편의 풍경이 내 눈을 잡아당겼다.
강 건너편에는 절벽 위로 아름다운 건물들이 있고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몇 개 있었는데
아름다운 자태를 은근히 드러내고 있었다.
노란색의 다리는 건너편 절벽의 녹색 숲과 어우러져 무척 인상적이었다.
앞으로 피츠버그라는 도시 이름을 들으면
무엇보다도 노란 다리의 색이 떠오를 것 같다.
그런데 그 노란 다리뿐 아니라
앞으로 피츠버그를 기억할 때마다 자연스레 함께 추억할 수 있는 경험을 했는데
바로 피츠버그 시내를 바로 운전을 하면서였다.
호텔로 가는 도중 내가 있던 차선이 유독 정체가 되어 있었다.
왼쪽과 오른쪽 차선은 그런대로 차들이 잘 빠져나가는데
내가 있던 가운데 차선만이 차량의 전진이 달팽이 속도와 같이 느렸다.
길을 모르는 나는 처음에는 가운데 차선에 머물며
장거리 운전으로 생긴 답답하고 피곤함을 겨우 견디고 있었다.
그런데 앞으로 전진하는 기색이 거의 없는 것 같아서
결국 오른쪽 차선으로 방향을 틀었다.
가운데 차선에 있는 차들을 훔쳐보며 기분 좋게 앞으로 나가는데
방향 표지판이 갑자기 눈에 들어왔다.
호텔이 있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가운데 차선에 머물러야만 했다.
오른쪽 차선은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길이었던 것이다.
결국 눈치를 보며 급하게 가운데 차선으로 끼어들었다.
참으로 미안하고 부끄러운 기분을 어찌할 수 없었다.
거의 모든 차량의 운전자들은 차분하게 느려터진 교통 상황을 견뎌내고 있었던 것이다.
피츠버그 시의 운전자들은 뉴욕시의 운전자들과는 판연히 달랐다.
끼어들기를 하지 않고 묵묵히 질서를 지키는 시민의식은
아직까지 관심도 지식도 전혀 없다시피 한 피츠버그를
아름답고 따뜻한 사람들이 사는 도시로 기억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어떤 도시를 기억하는 방법은
그 도시의 아름다움이나 역사적인 유산의 풍부함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인상도
그 어떤 것에 못지않게 그 도시를 기억하게 하는 방법이 될 것 같다.
September 4, 2024 – The Second Day of My Cross-Country Journey: How to Remember a City
We left Pittsburgh at 6 a.m. I had only slept a bit before leaving the city.
When we checked out, we didn't have to pay any extra accommodation fees. There must have been some miscommunication between
Hotel.com and the hotel, and my wife and I were both anxious about it the previous day. We called
Hotel.com in Pennsylvania, but we couldn’t understand anything the agent was saying due to an unfamiliar accent. Communication was impossible. The hotel desk staff could have easily solved the problem by communicating with
Hotel.com, but they refused to help and left us to deal with the issue, though it was no fault of our own. A little later, when we were back in our room, my wife received a call from the hotel manager. I assumed the manager took a more active role in resolving the issue after my wife voiced her complaints.
As I left Pittsburgh, I realized I knew very little about the city. Apart from knowing that two sons of a friend I used to play soccer with graduated from Carnegie Mellon University in Pittsburgh and that the Pirates, an MLB team, are based there, I had no real knowledge or interest in the city. I could also add that Pittsburgh was the heart of Andrew Carnegie’s steel empire.
But there was something else I would never forget about Pittsburgh – the drivers in the city.
The day before, as we drove through downtown Pittsburgh toward the hotel, the scenery across the river caught my eye. There were beautiful buildings perched on the cliffs and several bridges crossing the river, subtly displaying their elegance. The yellow bridges blended harmoniously with the green forests on the cliffs, leaving a strong impression. From now on, whenever I hear the name "Pittsburgh," the color of those yellow bridges will immediately come to mind.
Yet, it wasn't just those yellow bridges. There was another experience that I would always remember when thinking about Pittsburgh – driving through the city's streets.
While heading to the hotel, the lane I was in was particularly congested. The cars in the left and right lanes were moving along fairly well, but the center lane, where I was stuck, was crawling at a snail’s pace. Not knowing the roads, I stayed in the center lane, barely enduring the frustration and fatigue from the long drive. But as we hardly seemed to be moving, I eventually decided to switch to the right lane. I glanced at the cars in the center lane as I passed them, feeling good about finally making progress. Suddenly, a road sign caught my eye – to get to the hotel, I needed to stay in the center lane! The right lane was heading in the wrong direction. I had no choice but to hurriedly merge back into the center lane. I felt incredibly sorry and embarrassed. The drivers in Pittsburgh were calmly enduring the slow traffic without cutting in line. Pittsburgh drivers were clearly different from those in New York City. Their civic sense, as they refrained from cutting in and quietly followed the rules, left me with the impression that Pittsburgh was a city full of kind and warm-hearted people.
There are many ways to remember a city. It could be through its beauty or its rich historical heritage. But the impression left by the people who live there can be just as important in shaping one’s memory of a cit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