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출발

간밤에 잠을 설쳤다.

막내아들을 공항에 데려다주어야 하니

그것이 은근히 마음에 짐이 되었나 보다. 

새벽 한 시쯤 깨었다가 다시 잠이 들었는데

자는 둥 마는 둥 하다가 다섯 시에 눈을 떴다.

 

새벽, 동틀 녘의 노을이 아름다웠다.

내일부터 이렇게 아름다운 아침을 맞을 수 없다는 사실이 

조금은 아쉬운 느낌을 불러일으켰다.

 

아들을 공항에 데려다주는 길에 떠오르던 햇빛이 황홀했다.

 

집에 돌아와 아침 식사를 하고

집안을 치운 뒤, 출발을 했다.

7년 전의 환갑 여행에 이어 두 번째 미 대륙횡단인데

별 감흥이 없는 것이 신기했다.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대륙횡단을 두 번씩  할 수 있다는 건

내가 분명 좋은 운을 타고 태어났다는 걸 의미한다고 믿는다.

 

출발하면서 우리 차의 odometer를 확인했다. 173380(mile)

피츠버그의 호텔에 도착해서 odometer를 다시 확인해 보았더니 173782 마일이었다.

대충 400 마일, 640 km의 거리를 여덟 시간을 꼬박 운전을 했다.

보통 7 시간이면 될 것을 중간에 사고가 나서 1 시간이 더 걸렸다.

 

호텔에 도착해 보니 문제가 생겼다.

우리의 예약을 데스크 직원들이 찾지를 못했다.

사실 우리는 어제 출발하려고 했으나

집에 들르러 온 막내아들을 보내고 하루 늦게 출발했는데 그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아내는 기존에 했던 모든 예약을 하루씩 미루어 예약을 했고.

새로운 예약을  확인해 주는 확인 이메일까지 Hotel,com을 통해서 받아놓은 상태였다.

그런데 호텔 데스크에서는 우리의 예약 상황을 찾을 수 없다는 거였다.

결국 confirm 넘버를 직원에게 제시하자

호텔 직원은 어제 날짜에 묵는 걸로 예약이 되어 있었으나

우리가 나타나지 않아서 오늘 예약 명단에 우리가 빠져 있다는 설명을 해주었다.

예약을 했던 Hotel.com과 호텔 사이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 틀림없었다.

 

더 이상 승강이를 하는 것도 무의미해서

다시 하룻밤 숙박료를 지불하고 방을 배정받았다.

문제는 나중에 해결하면 되지만

그에 드는 시간 낭비는 오로지 우리가 감당해야 할 몫이 되었다.

예전에 노르웨이를 여행할 때 오슬로에서도 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여행은 늘 예상치 못한 시간과 장소에서 문제를 만나고

그 문제를 헤쳐나가는 일이다.

그리고 그 모든 문제와 서투름에 익숙해질 무렵이면

여행도 마무리할 시간이 된다. 

 

파랑새는 집에 있음에도

굳이 파랑새를 쫓아 여기저기 찾아다니는 것이 여행이다.

 

힘든 하루였어도,

하루를 무사히 보냈다.

 

Departure

 

I had a restless night.

I guess it was because I had to take my youngest son to the airport, and that weighed on my mind.

I woke up around 1 a.m. and managed to fall back asleep, but it was more like dozing off than actually sleeping until I woke up at 5 a.m.

The dawn glow was beautiful.

The thought that I wouldn’t be able to greet such a beautiful morning starting tomorrow brought a slight feeling of regret.

The sunlight rising on the way to take my son to the airport was dazzling.

After returning home, I had breakfast, tidied up the house, and set off.

It was my second time crossing the U.S. continent, following my 60th birthday trip seven years ago, but strangely, I felt no excitement.

Being able to cross the continent twice, something many people envy, made me believe I must have been born under good fortune.

Before leaving, I checked the odometer of our car. It read 173,380 miles.

When we arrived at the hotel in Pittsburgh, I checked the odometer again, and it showed 173,782 miles.

Roughly 400 miles, or 640 kilometers, driven over eight hours straight.

Normally, it would take seven hours, but we were delayed by an accident, which cost us an extra hour.

Upon arriving at the hotel, we encountered a problem.

The desk staff couldn’t find our reservation.

We were supposed to leave yesterday, but after sending off our youngest son who visited home, we left a day later, and that caused the issue.

My wife had postponed all of our existing reservations by one day, and we even received confirmation emails from Hotels.com.

However, at the hotel desk, they couldn’t find our updated reservation.

When we showed them the confirmation number, the staff explained that our reservation was for yesterday, but since we didn’t show up, we were no longer on the list for today.

Clearly, there was a mix-up between Hotels.com and the hotel.

Arguing further seemed pointless, so we ended up paying for another night and getting a room.

The issue can be resolved later, but the wasted time is ours alone to bear.

We had a similar experience in Oslo during our trip to Norway.

Travel always involves encountering unexpected issues at unforeseen times and places, and solving them.

And just when you get used to all the problems and awkwardness, it’s time to wrap up the trip.

Even though the bluebird is at home, traveling is about searching for it here and there.

It was a tough day, but I made it through safe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