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전 일요일.
허리케인 샌디가 지나간 후 자동차의 개스를 구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뉴저지 집에 갈 수도 없고 부르클린에 발이 묶였다.
덕분에 우리 가게와 아파트 주위를
걸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아파트에서 대여섯 블락 떨어진 성당에서 미사를 하고
성당 앞에서 성당에서 열 블락 쯤 떨어진 곳에 사는 두 딸과 만났다.
두 딸과 함께 다이너에서 브런치를 했다.
삼십 년 가까이 이 지역에서 일을 했어도
걸어서 이 곳까지 오기는 처음.
더더군다나 이 동네에서 식사를 한 것도 이십 년이 넘었다.
둘째 지영이의 손가락에 끼어진 반지.
Brian이 청혼을 하며 선물한 반지다.
1920년대에 손으로 세공한 수공에품이라고 한다.
다이아몬드도 기계가 아닌 손으로 깎은 것이라고 하는데
아내도 예쁘다고 거들었다.
나같이 그런 것에 무관심한 사람에게도
평범하게 보이진 않았다.
식사후 바로 옆에 붙은 Rudy's Bakery에 들렀다.
아내가 참새라면 Bakery는 방앗간인 셈이다.
1936년인가에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참으로 긴 세월을
한 자리에서 버티고 있다.
가게 안은 옛 것과 새 것이 적당히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Bakery 앞에서 아내와 한 장.
프라타너스가 아름다운 동넷길.
30년 가까이 이 동네에서 일하면서도
한 번도 걷지 못했던 길을 걸었다.
허리케인 샌디 덕에
생긴 시간,
이웃을 천천히 걸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허리케인이 지나간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지만
그리 큰 상처가 남진 않았다.
햇살도 밝은 일요일.
모처럼 우리의 마음도 밝아졌던
그 가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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