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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기

가을 정원 7

 

 가을 정원에 섰습니다.

 

햇살은 따스했고

바람은 서늘했습니다.

예쁜 꽃들이 거기 피어 있었고

또 한 편에서는 시들어가고 있었습니다.

만물은 변해가는 것

색즉시공 공즉시색입니다.

 

성철스님의 입적 게송

'산은 산이고 물은 물입니다.'

 

까까머리의 내가

머리에 서리 내린 세월을 살고 있습니다.

까까머리도, 서리내린 내 머리도

다 내 모습입니다.

곧 꽃도 다 지고 시들겠지요.

시들고 마른 것도 다 꽃의 모습입니다.

 

가을 정원에 서서

나이 먹어감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아름다운 색깔의 꽃들의 유혹에

흠뻑 취해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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