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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구들 이야기

민기 만나러 가던 날-Family Day 1

민기 만나러 가던 날-Family Day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고 일찍 기상했다.
새벽 네 시.
훈련병들의 체조와 구보 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일찍 출발해야 했다.
호텔 로비에는 훈련병들의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이른 새벽부터 서성거리며 들뜬 마음들을 감추지 않았다.
석달 동안 헤어졌다가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설레임은 먼 길을 달려온 피곤조차 잊게 했다.

Parris Island까지는 30여분이 걸린다고 했다.
가는 길 하늘을 보니 별들이 빼곡했다.
막내 덕에 별구경 실컷 했다.
바람이라도 좀 세게 불라치면
봄바람에 벚꽃 흩날리듯,
그렇게 별들이 흩날리며 질 것 같았다.

Parris Island 입구에 들어서니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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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간 자동차의 불빛이 꼬리를 물었다.
 하늘엔 별들이 빛나고-------

 우리들의 설레임은 그렇게
 빛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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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남쪽 지방이라고 해도
 새벽은 새벽이었다.
 바람이 제법 찼다.
 그러나 그 바람도 설레임으로 들뜬 가슴들은 식히질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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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사 앞에선 중대원들이 모여 점호를 받느라 시끌거렸다.
 Palm Tree 저 너머 먼 곳으로부터
동이 트고 있었다.
 머지 않아 보고 싶은 얼굴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마음에도
 발그스름하게 동이 트고 있었다.
 
 우리의 그리움에 색깔이 있다면
 저렇게 발그스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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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다림은 사랑의 본질인가 보다.
 저 쌀쌀한 바람을 이기고 서 있게 하는 힘이야 말로
 사랑이 아닐까.
 
 설레임과 함께 기다림의 본질은 기다림이다.
 
 사랑할 줄 안다는 것은
 기다릴 줄 안다는 말과 동의어다.

 우리 모두는 그렇게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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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련병들이 자기 위치로 들어오고 있다.
 이곳에서 모여 몸을 풀고 4마일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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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말을 탄 저 아이도 기다림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그렇게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저 아이의 그리움의 키는 얼마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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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조 대형으로 늘어 섰다.
 그런데 도대체 우리 아들은 어디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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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운 막내 아들.
 아들의 얼굴이 보이는 순간
 눈물이 흘렀다.
 눈물도 사랑의 본질일까.
 아무런 생각도 없이 흐르는 눈물은 순수함이다.
 순수함 또한 사랑의 본질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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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위 Robert도 시간을 내서 우리와 함께 했다.
 희생 또한 사랑의 한 본질일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사랑은
 참 많은 것이 녹아 있는 그 무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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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달리기 출발.
 빨간 T-Shirts 입은 여자가 훈련소 소장인 Reynold 해병 준장.
 옆에 선 사람들은 대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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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 오나.
 기다림에 목은 길어지는데----
 
 OORAH-훈련 조교들이 으르렁 거리는 소리(미 해병대원들은 다 아는 소리임)
 Ming-막내 아들의 애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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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식구들.
 사위 Robert, 아내, 큰 딸 소영, 셋째 선영, 둘째 지영.
 큰 아들은 Maryland에서 비행기를 타고 떠났는데
 언제나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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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이 밝아 왔다.
 뛰는 훈련병들 어깨 위로 햇살이 내려 앉고 있었다.
 살아가는 동안 어깨 위에 내려 앉는
 햇살의 무게때문에 얼마나 많은 위로를 받았는지----

 아마도 저 아이들도 힘든 훈련 중에 그 무게를 느꼈을 것이다.
 그 햇살의 무게에 가족들의 사랑도
 함께 내려 앉음을 그대들은 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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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들의 입술이 차다.
 추위를 견디며 서 있는 힘이 곧 사랑인 것을------
 딸들아, 너희들이 동생을 기다리듯
 엄마와 아빠는 늘 너희를 기다린다.
 자식들을 떠나보내고
 또 기다리는 일이 부모됨의 주 임무인 것을 
 너희들도 곧 알게 되겠지.
 
 그렇게 너희들을 보내고 또 기다리면서
 시간은 흐른다.
 그렇게 하나를 보내고
 또 하나를 기다기다 보면 
 누구의 세월에도 서리가 내리는 계절이 온다.

 그것이 삶이다.(C'est la vie)

 바람이 차다.
 바람이 불어도엄마 아빠는 언제 까지나
 거기에
 그렇게 서 있을 것이다. 
 언젠가 너희가  돌아올 때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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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r whom the Bell Tolls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는가)

 길 떠난 자식이 집으로 돌아올 때
 부모는 기꺼이 종을 울릴 것이다.

 그렇다.
 돌아온 자식들을 위해서
 마음 속에 마련해 둔
 수 없이 많은 환희의 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