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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유럽 여행

Swiss 여행 첫날 사진

JFK의 델타 항공사의 청사가 그리 큰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다.

보통 사람이 많은 것이 아니어서

출국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사람이 너무 많으니 security check도 대충 하는 것 같았다.

컴퓨터 같은 전자기기를 가방에서 빼지 않아도 되었고

신도 벗지 않았다.

JFK에서 Swiss의 Zurich까지 약 3900 마일.

7 시간하고 20 여분 걸렸다.

무슨 이유인지 전체적으로 예정 시간보다 40 여분 늦게 출발했다.

그런데 기내식이 맛이 있어서

시간을 낭비하게 한 항공사를 용서했다.

아내는 Vegan으로 미리 주문을 했는데

밥이 너무 맛이 있었다.

나는 치킨을 주문했다.

어느 기내식보다도 맛이 있었던 델타의 기내식 때문에

 

 

우리가 취리히에 도착했을 때

다른 비행기도 몇 개가 같이 도착해서

입국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까지의 유럽 여행 중 시간이 제일 많이 걸렸던 것 같다.

짜증이 날 정도였으니 말이다.

 

모든 승객은 기차를 타고 입국장까지 이동을 했다.

양쪽에서 3 분 간격으로 기차가 부지런히 왕복을 했다.

우리가 7일 동안 머물 숙소가 있는 

Wergen까지 가는데 4번의 기차를 타야 했다.

Interlaken까지 가는 기차의 이름은 'PE'였는데

Panorama Express의 약어라고 했다.

 

아닌 게 아니라 만년설을 머리에 뒤집어쓰고 있는 기세 등등 한 산과

옥빛 호수, 그리고 녹색 들판이 제공하는 경치는

우리들의 입이 자동적으로 벌어지게 했다.

오래전 여행했던 알래스카와 캐나다의 밴프와 재스퍼를 합쳐 놓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인터락켄에 도착하니 소나기가 쏟아졌다.

인터락켄 기차역에 내리니

사방에서 기차라 몰려왔고

많은 승객들이 기차를 갈아타기 위해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는데

한국어가 자주 들려왔다.

모국어는 수많은 언어들 사이에서

물 위의 기름처럼 뚜렷하게 내 귀에 배달이 되었다.

 

네 번의 기차를 타고 Wengen 역에 도착하니

비가 제법 내리고 있었다.

역에서 5 분 정도 호젓한 길을 걸어가니

우리의 숙소가 나타났다.

콘크피트와 나무를 주로 사용한 건물인데 3 층으로 되어 있었다.

3 층은 독립적으로 구성되어 있고,

1 층과 2 층은 연결되어 있어서

각각, 혹은 함께 빌려줄 수 있도록 설계가 되어 있었다.

 

멀리 만년설이 덮인 산과 계곡 아래 펼쳐진 마을은

말 그대로 그림엽서 그 자였다.

비가 내리고 구름이 오락가락하며

커튼을 열고 닫는 것처럼 풍경의 변화를 망연히 바라보았다.

 

북유럽에 위치한 까닭으로

밤은 느릿느릿 여유 있는 템포로 걸어왔다.

비행기에서 밤을 지새운 까닭으로

눈꺼풀의 무게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나는 밤새 흰 머리를 이고 있는

숙소 주위에 있는 웅장한 산들의 꿈을 꾸었다.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된 한 청년 

스위스의 국가 브랜드 중 하나가 정밀함이다.

기관차의 헤드 라이트 한 쪽 불이 꺼져 있다.

사람 사는 곳에는 늘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

역마다 걸려 있는 모든 시계의 초침은

붉은 색.

흰 바탕과 빨간 색의 초침.

스위스의 국기를 연상하게 한다.

분리수거

기차에 있는 숫자 2는 2 층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2등 칸임을 알려준다.

기찬 안,

선반부근 반사체에 비친 모습

인터락켄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찍은 사진들.

인터락켄 행 기차를 PE라고 하는데

'Panorama Express'를 줄인 말이다.

인터락켄에 도착하니

제법 굵은 소나기가 쏟아졌다.

 

어느 역사의 우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