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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 Sarcopenia (근감소증)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 Sarcopenia (근감소증)

-근감소증은 노화와 관련된 근육량과 근력의 점진적인 손실입니다. 

상태의 주요 증상은 근육 약화입니다. 

근감소증은 주로 자연적인 노화 과정으로 인해 발생하는 일종의 근육 위축입니다. 

과학자들은 신체적 활동의 감소와 아울러 건강하지 못한 음식 섭취가 원인이라고 합니다.-

 

내 나이가 환갑을 넘어서면서

신체적으로 어려움을 경험했다.

체중은 비약적으로 증가해서 160 파운드를 넘겼고

당연히 허리둘레가 늘어났다.

혼자 힘으로 발톱을 깎는 일이 거의 ' Mission Impossible'의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누군가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그 당시 내가 발톱 깎는 모습을 촬영해서

유튜브에 영상을 공개했다면 100 만 뷰를 쉽게 넘겼을 것 같다.

 

브루클린의 아파트에서

세탁소까지 직선거리로 100 미터가 되지 않았다.

비가 많이 와도 살짝 요령을 부리면

우산을 쓰지 않고도 거의 젖지 않고 일터에 도달할 수 있었다.

 

걷는 일도 거의 없이 출퇴근을 했다.

출퇴근하면서 걷는 걸음걸이 숫자가 500 보를 넘지 않았다.

하루하루 몸무게는 은행 어카운트와 반비례하며 늘어갔다.

머리는 늘 멍한 상태였고

몸을 움직이는 게 영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내 삶이 블랙홀 안으로

조금씩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어느 겨울 저녁에 친구 어머니의 부고를 듣고

추모예배에 갈 일이 생겼다.

그런데 검은색 바지가 맞는 게 없었다.

늘어난 허리둘레 때문에 

입어본 모든 바지의 단추가 구멍에서 2 인치 가량  떨어져 있었다.

 

무심히, 아니면 의도적으로 눈을 올렸던 내 몸의 심각함이

구체적인 물증을 들이대며 

나에게 항의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친구 어머니의 소천은 나에게 자각의 순간을 선물해 주었다.

 

저녁 식사 후 산책 겸, 운동 겸

걷기를 시작했다.

팔 굽혀 펴기와 윗몸일으키기도 했다. 

 

세탁소에서도 일하는 중간중간

점핑잭을 했다.

 

그리고 코로나 시대를 맞았다.

 

영업시간을 줄이고

저녁에만 하던 걷기를 아침에도 했다.

아침저녁으로 걷는 거리가 10 킬로 미터쯤 되었다.

 

그리고 작년에 새 콘도로 이사 오면서

5 월부터 'work out'을 시작했다.

생소한 운동기구와 낯을 익히고 

무게와의 힘겨운 전투를 시작했다.

 

밀고 당기고,

올리고 내리는 근력운동이 처음엔 너무 힘이 들었다.

새벽마다 운동을 하러 가면서

마음에 갈등이 생겼다.

 

"새삼 이 나이에 뭔 영화를 보자고 이러는 거지?"

 

그런데 운동 시작한 지 석 달 쯤 지나자

몸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삼두가 툭 튀어나왔다.

등에도 여기저기 울퉁불퉁 근육이

누룩 넣은 밀가루 반죽처럼 불어나기 시작했다.

 

"내 몸에서 평생 처음으로 근육을 보다니! "

 

신기했다.

그것은 진정 '위대한 탄생'이었다.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던

내 몸과 정신이 탈출하던 순간이기도 했다.

 

근육의 증가와 더불어 근력도 늘기 시작했다.

무게추도 조금씩 늘어났다.

근육의 증가는 내 머리 속을 맑게 해 주었다.

맑고 건강한 정신을 되찾을 수 있었다.

두텁게 쌓여 있던 진한 회색의 구름이 물러가고

내 마음에 푸른 하늘에 열렸다.

 

한국 여행과, 독감 때문에

몇 달 쉬었던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예전보다 더 힘이 든다.

들 수 있는 무게도 횟수도 줄었다.

 

그러나 시지포스처럼 다시 시작한다.

 

'No Pain, No Gain'

 

고통 없이는 얻을 수 없는

희열의 그 아름답고 장엄한 맛을 이미 경험했기에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동력이 생긴다.

 

고통을 통해 얻어지는

근육은 몸뿐 아니라

정신도 울퉁불퉁 성장하게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