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출근길
-며칠 전 출근길, Broad channel 전철역에서 찍은 사진-
화씨 15도,
오늘 아침 집을 나서기 전에
날씨를 체크하기 위해 켠 전화기에서
알려준 온도다.
굳이 섭씨로 환산을 하면
영하 9-10도 정도가 된다.
아내가 차를 쓸 일이 있어서
전철로 출근을 해야만 했다.
토요일이어서 전철이 제대로 다닐지 걱정이 되어
구글 맵으로 교통편을 알아보았다.
거의 전부 내가 집을 나서는 시간에는
먼저 버스를 타고 중간에 전철로 갈아타라는
안내가 전부였다.
그럼에도 전철역으로 갔다.
전철역과 버스역이 서로 붙어 있으니
혹이라도 전철이 스케줄대로 운행을 하지 않으면
버스를 탈 요량이었다.
전철역에 있는 운행 스케줄을 알려주는
전광판은 이주일 째 먹통이어서
역무원에게 가장 빨리 떠나는 전철이
언제 출발하는지를 물어보았다.
"2 분 후에"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면 그렇지."
운이 좋다고 생각한 나의 생각은
다시 전철을 갈아타야 하는
Broad channel 역에 도착해서 얼마 되지 않아
크게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곳 플랫폼의 전광판도 먹통이었다.
그래서 계단을 올라 다른 쪽으로 연결되는 육교 위에 있는
전철역 부스에 가보니 25 분을 기다려야
다음 전철이 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날씨가 좋아도
전철역에서 하릴없이 25 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은
여간 짜증 나는 일이 아닌데,
이렇게 추운 날에 난방장치도 되어있지 않은 한 데에서
거의 30 분의 시간을 버티는 일이
올해 만으로 예순다섯 살이 되는
청년(?)에게도 만만한 일은 아니었다.
그냥 웅크리고 서서 시간을 보내느니
플랫폼과 전철역 사이의 계단을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20 분 가량 전철을 기다리며
층계를 오르내리기를 했다.
기다린 보람이 있어서 전철이 왔고
무사히 출근을 할 수 있었다.
출근을 하고 전화기의 앱을 통해서 확인을 하니
45층을 오르내렸다는 기록을 확인할 수 있었다.
45층이면 한 층에 열여섯 계단이 있다고 하면
700 계단도 넘게 오르락 내리락을 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덕분에 추위를 느끼지 않고
몸을 덥힌 채 전철에 오를 수 있었다.
긴 시간을 보내며 출근하는 데 애를 먹긴 했어도
그리 손해를 보았다거나
짜증이 나지 않은 건 무슨 까닭일까?
젊은 시절에 내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명안 중 하나가 기억난다.
"운명이 네게 시디신 레몬을 준다면,
그것을 시다고 버리지 말고
레몬 에디드를 만들어 마실 수 있는,
지헤로운 사람이 돼라."
나는 오늘 아침
바깥 날씨는 영하 저 밑으로 떨어졌지만,
이 말을 충실하게 실천한 것 같은 뿌듯함 때문인지
마음만은 영상의 온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은
따뜻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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