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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아침 산책 - Jacob Riis Park

아침 산책 - Jacob Riis Park

 

일요일 아침 산책을 Rockaway Park로 다녀왔다.

Rockaway Park는 대서양의 한 기슭에 자리하고 있는데

예정대로라면 벌써 이사를 가서 살고 있어야 하는 곳이다.

일요일 다음 날이 공식적인 여름 휴가가 시작되는 Memorial Day여서인지

해변가에 있는 시설들이 슬슬 문을 열 채비를 하고 있었다.

음식점들도 개장 준비를 하고 있었고,

겨우내 닫혀 있던 화장실도 문을 열려 있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시대의 휴가가 어찌 진행될지는 모르겠으나

일요일 아침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해변에 와서 가족 단위로 진을 치고 있었다.

뉴욕 주에서는 10 명까지는 함께 모여도 좋다는

그 며칠 전에 주지사의 발표가 났기 때문이다.

 

바닷가를 조금 걷다 보면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한다.

Jacob Riis Park는 주립 공원인데

그 경계가 다 한 곳으로부터는

연방 정부의 자연 보호 구역이 시작된다.

일체의 편의 시절이 없다.

 

바다가 끝나고 땅과 모래가 맡물린 곳에는,

그리고 간간이 모래 위에 해당화가 한창이었다.

빨간 색 장미 비슷하게 생긴,

말 그대로 바닷가의 해당화는

내 눈에는 익지 않으나

마음 속으로는 별별 환상을 불러 일으키는 정감 짙은 꽃이었다.

섬마을 선생님이라는 노래로 부터 시작된

그런 환상의 꽃인 것이다.

흰 색의 해당화도 눈에 띄었다.

 

그리고 모래밭이 끝나고 육지가 시작되는 곳 부근의 모래 언덕(Dune)에는

줄이 쳐저 있어서 사람들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해 놓았다.

모래 언덕과 그 모래 사이에 자라는 풀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사람은 들어가지 못해도

새들은 자유로이 왕래를 한다.

 

아무리 담장이 높아도

새들에게는 장애가 되지 못한다.

 

줄을 드리워 사람들이 들어가지 못하게 제약을 하고,

많은 사람들이 모이지 않도록 규제를 한다.

자연을 위하고

사람을 위해서이다.

 

육체적 정신적인 굴레나 경계를 벗어난다는 건

숨을 거두기까지는 불가능하다는 자각에 이르자

넓은 바다에서도 많이 답답했다.

 

시지프스가 돌을 산으로 굴려 올리듯,

파도는 육지를 향해 쉬지 않고 몰려 들고 있었다.

 

그 허무의 몸짓,

그리고 절규.

 

해변엔 물거품이 남았다.

그리고 다음 물결이 오면 사라졌다.

 

물거품 같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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