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tkins Glen State Park에서는
계곡을 따라 물이 흐르고
경사진 곳에서는 폭포가 되어 떨어지다가
떨어진 물은 폭포 아래의 큰 웅덩이에 잠시 쉬었다
다시 개울이 되어 흐르는 것을
물과 함께,
아니면 물길을 거스르며
걷는 일이 할 수 있는 일의 거의 전부다.
계곡의 물길을 거슬러 꼭대기까지 걸어 오르거나,
아니면 위에서 내려 오며
물의 속도에 따라 다르게 들리는 다양한 톤의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
조금 심심할 수도 있겠지만
서 있는 위치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달라지는
풍경이 나에게는 심심할 틈을 주지 않았다.
길 옆의 벼랑에는 여러 가지 꽃들이
피어 있는데
누가 보든 아니 보든
자기만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소박하게 피어 있는
꽃들과 눈 맞추는 재미 또한 작지 않았다.
물소리와 어우러진
꽃들의 자태는 눈과 귀를 쉴 새 없이
명랑한 기분을 들게 해 주었는데
계곡을 따라 형성된 바위에는
등고선 모양의 무늬가 있는데
아마도 빙하기 때부터 생성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빙하가 떠 내려 가며,
아니면 갑자기 불어난 물살이
바위에 새긴 조각 같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빙하 녹은 물이 주변의 Finger Lake를 형성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순전히 나의 인문학적인 추론일 뿐이다.)
아내의 말로는
(NY) State Park이지만 규모가 작아서 그렇지
경관은 National Park 수준이라는데
나는 아내의 말에 많은 부분 동의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는 아침 여섯 시 즈음에
아래 쪽으로부터 계곡을 따라 올라 갔는데
입구 반대편의 주차장에 차가 한 대도 없었다.
자연 아름다움을 독점하려는
지극히 유치 찬란한 탐욕은
늘 우리를 부지런한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계곡을 오르는 우리 앞으로
그림자가 앞장을 섰다.
막 해가 떠올랐다.
입구에서 우릴 맞은 건 사슴 한 마리.
공원 직원들은 출근 전이었다.
집에 돌아 오는 길이 잠깐 들린
Mark Twain의 무덤.
본명이 Samuel Langhorne Clemens 임을
묘비를 보고 비로소 알았다.
묘비 앞에는 볼펜이,
그리고 위에는 Cigar가 놓여 있었다.
Cigar를 즐겼음을 알겠고----
그런데 요즘에 환생을 한다면
펜으로 글을 써서 경쟁력이 있으려나?
아내가 들꽃을 꺾어'
물 담긴 병에 담아 묘비 앞에 놓을 때,
나는 이렇게 엉뚱한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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