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ifornia의 Malibu 해변에서의 내 생일 파티는
아주 조촐했다.
둘째 딸과 셋 째 딸이 주동이 되어
가까운 곳에서 준비한 재료로 두어 시간 요리를 했다.
사위 둘이 햄버거 패티와 핫독을
바베큐 그릴에서 굽는 수고로움을 통해
거기 모인 모두의 저녁 식사가 완성되었다.
파도 소리까지 곁들여 지니
더 할 나위 없이 근사한 저녁 식사가 되었다.
샘페인도 터뜨리고
와인과 맥주를 곁들여 저녁 식사를 마치고
생일 케익에 촛불을 켰다.
60 년 전 내가 태어날 때
아무도 없었는데
아내와 아이들 넷,(그리고 그 자리엔 없었지만 막내와)
사위 둘,
손주 둘.
모두 열 명 가까운 식구들이 모여
내 생일 축하를 해 줄 때의 그 행복감을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그것도 멀리 대서양에서 태평양까지 날아와서
밝혀주는 촛불은 얼마나 큰 축복이 되었는지----
여섯 개의 촛불
생일 축하를 받으며
문득 나는 나의 죽을을 생각했다.
내가 죽을 때도 꼭 이랬으면 좋겠다는---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둘러 싸인 채
식구들은 조금은 슬픔에 울먹거리고
나는 행복한 미소를 지은 채
그렇게 식구들과
그리고 이승과 이별하고 싶다.
행복하게 죽고 싶다,
지금처럼.
그렇게 행복했던 시간이
우리를 감쌌던 파도소리처럼
오늘밤도 자꾸만 귓전에서 출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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