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세탁소는 한가.
또 땡땡이.
퇴근 차량 때문에 1 시간 반 걸려 도달한
Fire Island
거기서 일몰을 만났다.
어둠이 오기 전 여운을 남기며 스러지는 태양.
내 삶이 꼭 어제의 일몰만 같으면 좋겠다.
모래에 뿌리를 박고 사는 식물.
차 바퀴가 지나가도 모질게 살아 남는다.
사슴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꽃사슴.
어른 꽃사슴은 본 적이 없다.
나도 그런 것 같다.
내 마음 속에 있던 꽃무늬.
나이 들면서 사라진
그 꽃무늬
해를 등질 때 생기는 그림자.
나이들수록
그림자는 더 길어지고
더 짙어진다.
젊은 연인.
길이 끝날 때까지
사랑할 수 있을까?
길은 멀고,
또 가깝기도 하다.
선.
어떤 이에게는 넘지 못 할 그 무엇.
누구에게는 넘어서야 할 존재.
여우야
여우야
어디 가니?
이 아이는 선을 넘었다.
살아가면서 나에게는
부지불식간에
보이지 않는 무수한 선이
생겨난 것은 아닐까?
나를 가두고
제한하는
무수한 선
또 한 번 뛰어 오르셨다.
아직 몸도
마음도
젊다.
시간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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