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Carolina의 Sullivan Island.
Charleston에 묵으면서
우리가 갔던 곳 중 하나는 Sullivan Island라는 곳이었다.
새벽 다섯 시에 출발해서 오후 6 시 쯤에 Charleston 외곽에 도착해으니
열 세 시간을 운전을 했다.
고단했으나 잠을 설쳤다.
다음날 아침 다섯 시도 채 되지 않아
덜그덕 거리는 소리를 참지 못하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머리가 띵하고 목덜미가 땡겼다.
내 몸이 좋지 않다는 신호다.
마님은 벌써 일어나 막내 아들 먹인다고
수제비 만들 준비가 한창이다.
조용히 준비할 수도 있었음에도
그리 과도하게 덜그럭 거린 것은
다분히 마님의 숨은 의도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 먼 곳까지,
그것도 아름다운 바닷가까지 와서
해 뜨는 것도 아니 보고 잠만 잘 거냐?
하는 일종의 시위였던 것이다.
몸이 무거웠지만 재빨리 준비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호텔에서 25 분.
gps를 따라가다 보니
바로 바닷가의 큰 집 앞에까지 갔다.
그 집의 담장 옆에 차 두 대 정도의 주차 공간이 있었다.
몇 집 건너 집 사이에 키 큰 등대가
불을 비추고 있었다.
우리는 바다로 행했다.
모기가 윙윙대며 우리를 따라 왔다.
대 여섯 방을 물렸다.
어둠 속에서도 모래는 하얗게 빛이 났다.
말 그대로 백사장이었는데
바닷가에는 작은 식물들이 자라는 것 같았다.
바닷가에는 아주 큰 저택들이 자리하고 있다.
푸른 새벽 바다 저편으로
붉은 빛의 띠가 나타났다.
곧 해가 뜨리라는 예고.
메꽃의 넝쿨이 모래 사이로 뻗어 있다.
게 발자국? 아니면 새 발자국이
아주 분주하다.
벗어 놓고 간 내 신발.
바닷가의 꽃들.
바닷가의 집
사실 몸이 좋지 않아 그냥 호텔 방에 있으려던 마음을 접고
길을 나섰다가
일생 잊지 못 할 풍경을 만났다.
사실, 이런 일출을 보지 못 했다고 해서
삶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두고두고 이 장면을 기억하면
그 때의 흥분이 되 살아날 것이다.
그런 기분이나 느낌은 돈을 주고서도 살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그러니 그 날의 나의 결정은 참 잘 한 것이었다.
더군다나 그 섬(Sullivan Island)은
에드가 엘런 포우가 2년 인가 살았고
'Gold Bug'라는 소설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다.
나는 그 소설을 초등학교 5-6학년 때 읽었다.
어릴 적 온 몸의 신경이 옥죄는 듯한
긴장과 떨림으로 읽었던 이야기의 현장을 가 본다는 것은
또 얼마나 흥분되는 일인지----
어릴 적엔 미국에 간다는 일이 상상이 되질 않았다.
그리고 미국에 살면서도
남 쪽의 이 섬에 오리라고는 꿈도 꾸질 못 했다.
그런데 우연히 그 아름다운 섬에서 일출을 맞으니
그건 횡재라고 할 수 있다
마님이 옆구리 찔러대는 바람에
마지 못해 떠난 길에
대박이 났다.
마님 말씀 잘 들으면 정말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 말씀 - 점점 진리가 되어가는 것 같다.
'여행 이야기 > 미국 여기저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링컨 쎈터 기웃 거리기 (Lincoln Center) (0) | 2016.11.12 |
---|---|
Brooklyn Botanic Garden (0) | 2016.10.11 |
New Orleans 첫날 사진 스케치 (0) | 2016.07.04 |
New Hope (0) | 2016.04.26 |
The Spring in Brooklyn Botanic Garden (0) | 2016.04.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