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공항에 내렸습니다.
고등학교 때 불어를 배우긴 했어도
써 먹을 기회가 한 번도 없었고,
게다가 4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뒤라
의사소통이 은근히 걱정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과감히 부딛쳐 보기로 의견을 모으고
전철을 이용해 파리 시내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겨우겨우 표를 샀는데 4인분이 37유로 정도 되는 것 같았습니다.
표 파는 사람에게 대충 영어로 설명을 듣고
공항에서 바로 연결되어 있는
기차역으로 나왔습니다.
우리 부부와 동행한 부부도 기차나 전철을 타 본 경험이
거의 없어서 거의 쇼를 하고서야
역으로 올 수 있었습니다.
공항 역의 모습입니다.
그런대로 파리에 온 기분이 나는 것 같습니다.
역무원에게 물어 보았더니 마침 기다리고 있던
기차를 타라고 가르쳐 주었습니다.
모르면 물어야 합니다.
대충 물어서도 안 되고 아프게 물어야 합니다.
틀히 말이 통하지 않는 타지에서는------
그런데 역무원의 대댑하는 태도는 영 신통치 않습니다.
아무래도 아프지 않게 물은 것 같습니다.
건너 편에 있는 표지를 보고서야
우리가 내린 곳이 '샤를르 드 골' 공항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프랑스나 파리에 관한 아무 지식도 없이
그냥 왔기 때문입니다.
예전의 나 같으면 미리 사전 조사를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젠 되는대로 사는 것에 익숙해졌습니다.
그럼에도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로 사물을 바라볼 때
새로운 것이 보이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리고 자유롭고 편하니까-----
아내와 아내의 친구는 이야기 속으로 빠져 들었습니다.
두 남편은 기차를 갈아 탈 곳을 놓지지 않으려
눈을 부릅뜨고 지도와 역 이름 표지를 번갈아 보며 확인을 하느라
한 눈 팔 새가 없는데 말이지요.
여자들은 이야기 하러 세상에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릴 곳이 분명하지 않아
지하역에서 한참을 헤맸습니다.
사실은 우리가 가야 할 호텔에서 좀 떨어진 곳에 내렸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에게 물어보아도 잘 알지 못합니다.
게다가 말도 잘 통하질 않습니다.
너무 답답했습니다.
그냥 맑고 고운 바람이 그리워서 무작정
지상으로 올라 왔더니 바로--------
개선문이 거기 있었습니다.
시골영감 처음 타는 기차놀이는 그렇게
개선문에서 끝이 났습니다.
사진에서만 보던 그 개선문.
나폴레옹이 만들기 시작해서
정작 자기가 죽은 후에나 완성 되었다고 어렴풋이 들은 것 같은데----
인생무상입니다.
개선문을 보고 가슴이 뛸 법도 한데 무덤덤합니다.
내 감성이 불감증네라도 걸린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잘 감동하지 못하는----
지하철 역에서 보이던, 베레모를 쓴 군인들의
기관총을 들고 있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더니
바로 이 곳에 개선문이 있는 까닭이었습니다.
파리의 하늘은 맑았습니다.
우리가 머무는 동안 의리 변하지 않고
그렇게 맑은 얼굴로 우리와 함께 해 주었습니다.
날씨는 쌀쌀했지만
얼음이 언 흔적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개선문 저 똑으로 해가 떠오르고 있었습니다.
파리의 아침!!!!!!
그래도 명색이 파리의 개선문인데
사진 한 장 박아야 지요.
요샛말로 인증샷이라고 하든가?
그런데 카메라 세팅이 잘 못 되어서,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내가 잘 못해서
너무 일찍 찍히고 말았습니다.
이럴 때일수로 침착해야 하는데
내가 그래도 조금은 흥분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일행 넷이 한 컷.
나 빼고는 모두가 유명인인지라
사진 조작을 했습니다.
"나 어딨게?"
호텔을 찾기 위해
지도를 살핍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개선문을 중심으로 큰 길이 방사선 형으로
열 두 개가 나 있다고 하던데----
하여간 방향 정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 앞에 보이는 길이
그 유명한 샹젤리제 거리라고 하는데
난 왜 그 거리가 그리 유명해야 하는지
돌아올 때까지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거리는 깨끗하고 한적했습니다.
주일 아침이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일요일임에도 청소차가 다닙니다.
유리창에 건물이 반사되어 보입니다.
어떤 건물도 쉽게쉽게 짓지 않고
공과 시간이 들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파리 건물에 있는 저 문.
문을 열면 거기엔 건물 규모에 따라
차를 파킹할 수 있는 공간도 있고
정원도 있습니다.
건물이 'ㅁ'자 형으로 생겼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프랑스 사람들 속이 깊은 건지
아니면 속을 알 수 없는 건지
대문만 보고는 알 수 없습니다.
호텔 찾아가는 우리들의 오딧세이.
곳곳에 카페와 레스토랑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날도 쌀쌀하니 커피도 한 잔하고
아침식사도 할 겸 이 곳에 들렸습니다.
파리엔 이렇게 건물 밖으로
의지와 탁자를 놓은 식당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파리 사람들은 유난히 밖을 좋아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안의 공간이 좁습니다.
주방이 지하에 있는 곳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아니면 파리 사람들이 햇살을 좋아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위에서는 개스 전열기가
우리 머리를 열받게 합니다.
눈에 채이는 곳이 식당과 제과점인데
어딜 가나 음식은 맛이 있었습니다.
파리 사람들은 아주 작은 잔에
독하고 진한 커피를 마십니다.
우유를 달라고 해서 내 식대로 마셨습니다.
우유를 데워다 주더군요.
그리고 크로쌍의 맛은 지금도 입 안에 침이 고일 정도입니다.
다시 호텔 찾아 길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이 동상이 눈에보입니다.
나중에 다른 곳에서도 몇 번을 보았는데
도무지 알 수 가 없었습니다.
무슨 신화인지?
이야기를 거는데 기본이 없어서 대화에 실패했습니다.
파리의 특징 중 하나는 자전거와 스쿠터, 모터 사이클이 많은 것입니다.
하기야 길도 좁고 파킹할 공간도 넉넉하지 않으니
그럴 수 밖에요.
이 BMW 스쿠터는 지붕까지 있네요.
오던 길을 돌아 보니 개선문이 보입니다.
개서문을 마주하고 있는 꽃 가게.
이젠 누굴 위해 꽃을 걸어줄까?
생선과 해산물을 파는 가게.
옆은 식당.
이런 조합으로 된 곳을 꽤 여러 곳에서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곳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게 될 줄은
이 때는 몰랐습니다.
긴 골목길도 있습니다.
비둘기 몇 마리가 한가로이
모이를 쪼는 일요일 아침입니다.
내 마음도 평화롭습니다.
파리의 힐튼 호텔이면 꽤 큰 편인데도
사람들은 잘 모릅니다.
일흔이 넘어보이는 노인께 여쭈어서 겨우 찾았습니다.
영어를 못하시는데도
뜻이 통했습니다.
어딜 보아도 건물이예븝니다.
호텔 내부입니다.
Waldorf Astoria에 근무하는 조카 덕으로
하루 숙박 요금이 550 유로나 하는 방을
단 55유로에 묵을 수 있었습니다.
커다란 삼성 TV가 두 대씩이나 있는-----
6층인가에 있는 클럽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데
그날 밤은 너무 피곤해서
죽은 듯 잠만 잤습니다.
너무 늦게 일어나서 다음 날 아침도 굶어야 했습니다.
호텔에서 잔 잠 중에 제일 잘 잤습니다.
TV 화면엔 우릴 환영한다는 멧세지도 떠 있었습니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파리를 맛보고 느끼러 떠날 시간입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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