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손님은 이제부터 왼 쪽 약지로 기억될 것이다.
왼 쪽 약지에 붕대를 칭칭 감고
철사 같은 걸로 주위를 감싸 손가락을 고정시킨 채
그가 나타난 것은 삼 주 전이었다.
놀라서 물었다, 어떻게 된 일이냐고.
일하다가 손가락 끈 부분이 잘려서
봉합 수술을 받았다는 답이 돌아왔다.
몸이 전율을 했다.
많이 아프냐고 다시 물었다.
감각이 없다고 대답하는 그의 말에 그늘이 드리웠다.
그가 오늘 다시 나타났다.
다친 손가락엔 이젠 얇은 거즈만 덮여 있었다.
중무장에서 경무장으로 바뀌었다.
다시 일하느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했다.
그리고 아주 조심스럽게 물었다.
손가락이 아프냐고.
그렇다고 대답하는 말 소리가 명랑했다.
그의 말에는그늘이 말끔히 걷혀 있었다.
수술 받은 손가락의 감각이 다시 살아난 것이었다.
살아가면서
때론 견딜만한 아픔은
환희가 되고
살아 있음의 축복도 될 수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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