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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한국 여행

속초 바닷가에서


순두부를 먹은 후

지인은 나에게 영랑 호수를 구경시켜주겠다고 했다.

영랑호수롤 가는 도중

건물들 사이로 해가 보였다.

벌써 8시가 넘었고

날이 흐려서 일출을 보는 건 일찌감치 포기를 한 상태였는데

붉은 해가 운에 띄자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우리는 방향을 바닷가로 틀었다.



속초의 곁길은 좁았다.

굽어진 길에는 어김 없이

반사경이 있었다.

거기 아침 해가 비쳤다.



바닷가의 한 음식점의 비닐 포장에도

해가 반사되었다.

겨울 바닷가의 바람은

카메라를 든 손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등대 위로 떠오르는 해



햇빛에 등대는 그림자를

바다 위에 남기고.



렌즈의 촛점을 흐려서 얻은 해의 모습



등대가 보이고 왼쪽에 방파제가 보였다.

망파제 위에는  군인 셋이 어디론가 이동을 하고 있었다.

아침해를 등지고 가는 그들.

아마 밤 사이 경계근무를 서고 부대로 복귀하는 것 같았다.



부둣가의 시장은 이미 바쁜 손놀림으로

하루를 열고 있었다.




부둣가 곳곳에는

생선을 걸어 말리는 광경이 보였다.

햇살과 바닷바람은

생선들이 썩지 않고 마르는 걸 도와준다.

우리가 북어국에는

햇살과 바닷 내음이 배어 있을 것이다.



고깃배 한 척이 부두로 들어오고 있다.

해가 뜨면 하루를 마감하는 삶.

해를 지고 돌아오던 군인들이 생각났다.



햇살이 비치는 바다 위를 배가 지나고 있다.

아마 고기의 비늘이 금빛으로 물들었을 것 같다.



햇살도 바다를 건너

모래사장에 이르렀다.

이제 속초에도 아침이 막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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