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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구들 이야기

마님 생신


마님의 생신은 9월 1일입니다.


원래는 음력으로 생일을 지내던 것을

아이들 기억하기 쉬우라고 언제부턴가

양력으로 따져서  9월 1일을 생일로 지내게 된 것입니다.


아내의 생일이 얼마나 대단한지

미국 달력을 들쳐보니

9월 1일이 빨간색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연방 공휴일로 지정된 것입니다.


그리고 달력엔 빨간 아라비아 숫자 1 아래에

'Labor Day'라는 표기도 되어 있습니다.

'Labor'라는 말은 노동이라는 뜻이 있어서

노동자의 날이라는 것을 표시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또 한 편

'Labor'에는

해산하기 위한 '진통'이란 의미도 있습니다.

그러니 장모님의 labor(진통)를 통해서

아내가 태어났기에

아내의 생일인 9월 1일이

분명 'Labor Day'인 것입니다.(적어도 올해는)


아내의 생일이라하지 않고

굳이 '마님의 생신'이라 한 것은

그만큼 우리 식구들을 위해

큰 일들을 무수히 했고

지금도 그러하기에 마음으로나마 표현을 해야

내 마음이 편할 것 같아서 그리 한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다섯 아이들을

labor(자연 분만)을 통해 낳았고

지금껏 지극정성으로 길렀으니

우리 식구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경축을 하는 것이

'마땅하고 옳은 일'이라고

나는 굳게 믿는 것입니다.


마님의 생신은 초댓장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장소는 우리집,

날짜는 생일 하루 전인 일요일 저녁 일곱 시.'라는

내용이 담긴 e- card가 2주일 전에

전달되었습니다.


아이들끼리는 서로 연락을 주고 받으며

계획을 세웠을 것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난 다 보입니다.


워싱톤과 버지니아에 있는

큰 아들과 막내 아들은 금요일에

집에 도착을 했습니다.

맨하탄에 사는 선영이도 왔습니다.


지영이는 일요일 아침에 왔습니다.

아마도 지영이가

아이들의 의견을 모아

모든 걸 계획하고 조정했을 것입니다.


내가 해야 할 일도 전해 받았습니다.

아내와 저녁 미사에 갔다가

일곱 시 쯤 돌아오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빠인 나에겐 가장 쉬운 일이 배정되었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생일 파티 준비가 다 되어 있었습니다.




생일 케잌

(간접 광고를 포함하게 되었습니다)

초도 신경을 써서 예쁜 것을 골랐습니다.

아이들 마음이 보이는 것 같아 기뻤습니다.



해바라기는

'아이들이 엄마을 바라보고 있다'는

멧세지로 받아들였습니다.




녹색의 국화(?)는

늘 푸른 청춘(?)


해몽하느라 나도 바쁩니다.



장미처럼 아름답고 향기나는 삶?



칵테일에 필요한 재료들,

샴페인, 와인----



부엌에선 음식 준비가

거의 끝이 났습니다.

애피타이저로 제공될 scallop

이건 지영이 담당



역시 애피타이저돌 제공될 요리

이름을 잊어버렸습니다.

외우기가 너무 힘든 음식인데

주 재료는 감자.

선영이 작품.




entree

빠헤야.

소영이 작품.


이렇게 딸들이 한 가지씩 준비를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너무 맛이 있어서인지

아니면 양이 적어서인지 준비한 음식은

하나도 남지 않고 동이 났습니다.



나처럼 재주가 없는 막내 아들이

빠헤야를 젖고 있습니다.

 소영이가 아이를 보는 동안

시킨 듯 합니다.

아무래도 단순 노동이니 민기도

자신의 몫을 무사히 해냈습니다.




아내와 나


생일에 해주는 것은 없지만

그래도 내가 가장 큰 선물이라고

우기며 지금까지 무사히 버텨왔습니다.


따지고 보면 그렇습니다.


아내의 생일에

나를 소중히 지키고 가꾸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적어도 아내에겐

가장 소중한 선물이 되기 위해서는 말이지요.




가징 귀한 손님 중 하나인

Sadie

아내에게 가장 큰 선물 중 하나입니다.



메뉴를 만들면서도

정성을 들였습니다.


메뉴의 맨 꼭대기에 'Kimtet'이라는 단어가 보입니다.

아이들 성이 Kim이고

다섯 아이들이 모여 목관 오중주를 하기에

Wind Qintet를 함성해서

자기들을 그렇게 표현합니다.


드링크 메뉴 한 장 ,

그리고 애피타이저와 안트레,

디저트 메뉴가 다른 한 장에 인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thyme (herb의 한 종류)으로 장식을 해서

메뉴를 보는 순간

녹색의 thyme 향이 번졌습니다.


메뉴에서 아이들의 향기가 났습니다.





아들들이 준비한 칵테일

'그린 멍키'



식구들끼리 한 장.

큰 사위는 일 때문에 좀 늦었습니다.

둘째 사위 Brian은 자기 아버지 생일이라

코넥티컷 집에 다니러 갔습니다.



아들들은 바텐더 임무릉 맡았습니다.


칵네일을 만들고

맥주와 와인, 그리고

샴페인을 서브했습니다.




딸들은 자기가 만든 음식 설명과 함께

서브를 했습니다.







우리집에 입양되어 온 지

10년이 넘은 Sammie와 Bella도

축하를 빼뜨릴 수 없지요.




생일 케잌에 불이 켜 지고-----




어느 조폭의 '차카게 살자'라는 문신 수준의

큰 아들의 한글 실력.


그래도 엄마에 대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이 넘칩니다.

한 장의 카드 뒷 쪽에

노트처럼 여러 장의 메모지가 달렸습니다.


아이들이 한 장씩 자기들의 마음을 채웠습니다.


난 맨 뒷 장에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라는 말만 달랑 적었습니다.




누가 무어라 해도

우리 식구는 무지개입니다.


다섯 아이들, 그리고 우리 부부가

이루어 내는 하모니가

무지개처럼 아릅답습니다.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면서

 함께 모이면 무지개가 되는 우리 식구.


아이들이 엄마의 생일을 준비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함께 모여 준비하는 동안

아이들은 웃고 떠들고 하며

행복했음을 난 압니다.- 늘 그러니까요.

준비는 뒷전이고 자기들끼리 노는 것이 우선입니다.


우리가 받는 대접보다도

자기들끼리 잘 지내는 것을 보는 것이

가장 큰 선물입니다.


엄마를 위해 시간을 내서 집에 온

아이들이 아내에겐

가장 큰 선물이었을 겁니다.



엄마의 생일을 준비한다고 모였지만

정작 큰 선물은 자기들이 받았습니다.

형제끼리 모여 함께 나눈 행복한 시간.


엄마릉 위한 시간이지만

고스란히 자기들을 위한 시간으로 남았습니다.

그러니 그야말로 '우리들 모두의 행복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런 것이 나눔의 기적이라는 갱각이 듭니다.


엄마를 위한 시간이

모두의 행복한 시간이 되는 건

그야말로 아내가 무지개의 가운데서

'안해'의 역할을 말없이 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아내여,

그대 있음에

우리 모두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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