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숨 죽이고 민들레 꽃씨를 들여다 본다.
꽃이 진 자리에 생겨나는 씨앗.
그 수는 꽃의 몇 배가 되는 지 셀 수가 없다.
살아서는 한 자리에 박혀 있지만
꽃이 죽어서 남긴 씨앗은
바람이 불면
가벼운 몸으로 어디까지 날아갈 지 모른다.
죽어서 더 넓어지는
민들레의 영토.
나의 언어라는 것도 민들레의 씨앗과 같지 않을까?
어디까지 날아가서 뿌리를 내릴 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내 말의 씨가 기쁨이고
희망으로 다시 피어날 수 있을까?
아픔과 고통일 수도 있겠지.
이렇게 민들레 꽃씨 앞에서
숨 죽이고 있는 것을
민들레 꽃씨는 알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