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이야기/미국 여기저기

비 오는 날의 수채화

모처럼 시간을 냈습니다.
이 가을이 다 가도록 사진 한 장 못 찍고
계절 하나를 하릴없이 보낼 뻔 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가을을 보내는 일이

첫 사랑과 헤어지는 것 같이 

가슴 아린 일이 되었습니다.

Brooklyn의 아파트에서 생활하다 보니
어디 다니는 것이 쉽질 않습니다.

화요일 저녁에 집에 들어가
수요일 아침 잠시 시간을 만들어
사진을 찍으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새벽 다섯 시 반에 기상, 그런데 너무 어둡습니다.
미리 날씨 같은 걸 알아보았어야 했는데
서두르다 보니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무조건 집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추워야 할 날씨가 미지근 한 겁니다.
하늘을 보니 구름이 잔뜩 끼어 있습니다.
일교차가 심하며 새벽엔 쌀쌀한데다가
햇살 맑으면

아주 상큼한 가을의 색을 담을 수 있을 텐데----

 

그러나 벼르고 별러 가는 날이 장날입니다.

 

Overcast.

 

나같이 내공이 없는 사람은
카메라 잡기가 망설여지는 날씨입니다.
그래도 억지로 시간을 짜 냈는데
아무 곳이라도 가야지요.

만만한 곳이 Seven Lake.
도착해보니 날씨가 흐린데다
사방이 캄캄합니다.
그래도 어쩝니까.카메라를 꺼냈습니다.
대충 어떻게 사진이 찍힐 지를 알기에
내키지 않는 일입니다만----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어두운 주위, 흐린 하늘.
 멀리 산 너머로 동이 트고 있었습니다.

 해가 날지도 모름다는 헛된

 희망을 잠시 가져 보았습니다.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내가 사진을 찍으면서
 흥미를 갖는 것이
 스러져가는 것들입니다.
 스러져가는 존재가 갖은 애잔한 슬픔 같은 것에
 묘하게 끌립니다.

 저 건물과 처음 만난 것도 20년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한 번도 제대로 된 사진을 찍어보질 못 했습니다.

 이유? 모르겠습니다.
 어젠 날이 너무 흐렸기 때문입니다.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길 한 편에 있는 두 나무.
 붉은 색과 노란 색의 조화가
 그럴듯 한데 날이 흐려서 영 색이 칙칙합니다.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여기 저기서

 추억처럼 가을이 지고 있습니다.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날이 흐려서 마음까지 어두웠는데 
 비까지 내립니다.
 아름다운 가을을 담아가고 싶었는데
 다 틀렸습니다.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호숫가로 갔습니다.
 

 비가 내립니다.
 내 마음에도 ----
 

 잠시 물 위에 떨어진 빗방울은
 파문을 그리거나 물방울을 만들지만
 이내 사라지고 맙니다.
 
 그런 빗방울을 바라보며

 슬퍼졌습니다.

 

 소멸하는 존재들의 아픔들--------

 

 

 

 

 

 바람이 부니   물에 무늬가 생겼습니다.
 밝음과 어두움.

 

 어두웠던 부분도 바람 한 줄기에 다시 밝아지고

 밝았던 곳도 어두워집니다.

 

 어둠도 밝음도 하나입니다.

 

 살아가면서 사람들 사에에 생기는 갈등은

 다 분별심에서 오는 것 같습니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인데도 말입니다.

 

빗방울 하나

내 마음에 떨어졌습니다.

빗 방울은 죽비처럼 

분별심에 빠진 나를 깨웠습니다.

 

아, 흐리고 비 내리는 가을도

가을입니다.

'여행 이야기 > 미국 여기저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Wrightsville beach in North Carolina  (0) 2011.12.03
Wrightsville beach In North Carolina  (0) 2011.12.03
갈대 숲에 서서  (0) 2011.11.22
Brooklyn Botanic Garden  (0) 2011.11.09
비 오는 날의 수채화 2  (0) 2011.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