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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한국 여행

제천 단양

사진으로 대충 둘러본 제천과 단양

 

제천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나니

제천 할머니는 온 김에

단양 구경을 하고 가라 하시며

자동차 열쇠를 내게 맡기시고

당신은 운전석 옆 자리에 앉으셨다.

운전면허도 미국 뉴져지 주에서 발급 받은 것 밖에 없었지만

용기를 내어 운전대를 잡았다.

우선 시골길이라 그리 복잡할 것이 없었기에 용기를 내었다.

 

 

 

 

단양 팔경 중 도담 삼봉

 

 

 먼저 제천 의림지에 갔다.

의림지 자체는 별로 볼 것이 없었다.

명성에 비해 지나치게초라하다는 느낌.

(아마 몰라서 그럴 것이다)

의림지 옆길로 돌아 나오는데

이런 광경이 눈에 띄었다.

 

 

 

오작교라고 하는데

못 주위로 산책 하게엔 안성 맞춤.

 

 

다리에서

내 그림자 한 컷.

저 풀 밭 속으로 물이 흐르고 있다.

 

 

작은 댐처럼 쿨이 떨어져

내를 이루었는데

거기 송사리들이

한가로이 꼬물거리고 있다.

 

 

 

어머니와 아내

 

 

 

다리의 난간에는

제천 문인들의 시화가 걸려 있다.

 

 

 

 

 

구름도 흐르지 않고

가만히 정지해 있는 것 같은 느낌.

그것이 평화다.

 

 

 

 

여기가 그 유명한 단양 팔경의 하나인 도담 삼봉.

새벽 물안개가 피어오를 때 오면

기가 막힌 사진 한 장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삼봉 - 세 봉우리

정도전의 호가 삼봉이 아니었던가.

원래는 봉 봉 봉이었는데

줄여서 그냥 삼봉이 되었다는 나의 해석.

 

 

주차장 끝나는 곳에서 땀 뻘뻘 흘리며

허헉헉대고 가파른 산길을 오르면 정자가 하나 있는데

정자를 지나 다시 조금 내려가면

눈 아래로 석문이 나타난다.

 석문.돌문이라는 뜻인데

이것도 단양 팔경 중 하나?

벽에 구멍 하나 뻥 뚫린 것 같다.

무슨 아치 같기도 하고----

 

 

 

 

뒷편 상가 이층에 올라가서 찍은 도담산봉.

빛이 너무 강해서 사진이 재미 없다.

사진 우측 하단 쯤 되는 곳에

유람선 선착장이 있는데

정말로 시끄럽게 관광버스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얼마나 시끄러운지.

 

단양이 신선들이 사는 곳이라 하더니만

신선들은 다 떠나고 없었다.

저 소음에 어찌 견딜 수 있으랴.

가는 곳마다 횟집과 음식점.

그리고 정자 로 오르는 길 옆에는

무슨 음악 분수라는 것이 있어서

음악에 맞추어  분수가 물을 뿜어올리는 곳이 있는데

영 쌩뚱맞게 보였다.

고요히 선경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다 빼앗아가 버리는 것 같다.

 

 

 

 

산을 오르고 내리다 보니

장회나루라는 곳에 도착했다.

제천 할머니는 얼른 내려서 뱃삯을 내고

유람선을 한 번 타라고 권하셨다.

날도 제법 더운데 강바람을 쐬는것도 그리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초록물이 짙은 남한강.

바위가 드러난 산들은 뱃길 내내

잔잔한 눈요깃 거리를 제공해 주었다.

 

 

 

 

 

 

이것이 옥순교라고 했던가?

배의 윗칸은 어느 교회에서 단체로 관광을 왔는지

온통 집사님과 권사님들로 꽉 차서

내가 설 자리가 없었다.

배는 여기서 머리를 돌려 출발했던 곳으로

다시 돌아갔다.

 

 

 

 

 

 

 

 

 

 

선장은 뱃길 닿는 곳 주위의 명승지를 소개하는라 바빴지만

내 귀에 남은 것은 없었다.

구담봉이라는 곳도 지나쳤는데

이 곳 역시 단양 팔경의 하나라고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내 관심을 끈 것은

두향이라는 관기의 무덤이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작가 최인호가 쓴 소설 '유림' 중

이 퇴계 편에 나왔던 두향의 이야기 때문에 귀가 솔깃했다.

사랑에도 수준이 있다면

퇴계 선생과 아주 높은 경지의 사랑을 나누었던

두향의 무덤이 눈에 보이는 곳에 있다는 사실에

자못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했다.

 

 

 

 

 

 

 

정말 단양이라는 곳은

사람의 손이 미치지 않으면

신선이 하늘에서 내려와 머물러도 될 정도로

산 좋고 물이 맑은 곳이었다.

강을 스치는 투명한 바람 또한 맑았다.

 

잠시 신선이 된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했던 뱃길에서 돌아와

다시 속세로 돌아가는 발길이 무거웠던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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