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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Pienza 일기

Pienza 일기 - 몬티끼엘로(Monticchiello)까지 걷기

Pienza 일기 - 몬티끼엘로(Monticchiello)까지 걷기

우리가 한 달 살기를 하던 Pienza에서 발도르차를 바라보면

높은 언덕 위에 망루처럼 보이는 건물이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서 있는 마을이 눈에 띄었다.

 

-몬티끼엘로-

 

Pienza에서 걸어서 한 시간 반이 걸리는 거리에 몬티끼엘로가 있었는데

차로 가면 15 분 정도의 거리인데

걸어가면 1 시간 반 정도 걸린다.

 

생긴 지 1000년이 된 몬티끼엘로는

시에나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서 시에나를 방어하는 기지로 사용된 곳이라고 하는데

아름다운 발도르차의 경치를 바라볼 수 있는 장점 외에는

별로 특색이 없는 곳이어서 관광객들이 그리 많이 몰려드는 곳은 아닌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아내와 나는 해가 뜨기 전에 물 한 병을 챙겨서 길을 떠났다.

몬티끼엘로는 몇 개의 구릉을 지나

심정적으로 까마득하게 먼 곳에 자리하고 있어서

걷는 데는 이력이 난 나도 출발할 때는 조금 부담이 되었다.

 

날이 밝아오면서 하늘을 보니 

자고 일어나 처음 눈을 뜰 때처럼 뿌옇게 보였다.

그러나 풀꽃과 눈을 맞추며 얼추 한 시간 동안 걷다 보니

언덕을 오르는 길이 나타났다.

'몬티끼엘로'라는 마을 이름이 보였고

거기서부터 길 양쪽에 삼나무가 늘어선 언덕길이 시작되었다.

도로는 포장이 되어 있지 않아서

마을에 도착할 때까지 만났던 차 두어 대가 지나가며 날리던 먼지 때문에 코를 막아야 했다.

사실 걸어서 먼지 날리는 언덕을 걸어서 올라가는 사람들이 흔한 것은 아니어서

운전자들은 지나가면서 흘긋흘긋 우리들을 처다 보는 것 같았다.

 

언덕을 오르며 가끔씩 뒤를 돌아보면

아름다운 풍경이 있을 법한  들과 구릉을 안개가 덮고 있었다.

안개는 낮은 곳에서 시작해서 슬금슬금 우리처럼 높은 곳을 점령해가고 있었다.

 

언덕길의 정점에 이르니 교차되는 길이 나타났다.

교차되는 길은 아스팔트 포장이 되어 있었다.

포장된 길을 따라 성읍으로 이르는 길 양쪽에는 집들이 있고

작은 가게도 하나 있었다.

동네 사람들이 띄엄띄엄 드나들며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는 곳이었다.

 

커피 한 잔이 그리워서 문을 열고 들어갔으나

우리가 원하는 맛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환경이 아니어서 도루 나왔다.

손님으로 가게에 온 마을 사람에게 물어보니

카페나 식당은 11 시나 되어야 문을 연다고 했다.

하기야 뭐 특별한 것이 없으니

아침 일찍부터 찾아오는 관광객도 서둘러 올 필요가 없는 곳이 몬티끼엘로다.

 

포장된 길을 10여분 올랐을까, 마침내 성문이 나타났다.

성문을 지나 얼마 되지 않아 성당이 나타났다.

성당은 공사 중이었다.

이탈리아 토스카니 지방의 성당을 수십 군데 방문했지만

몬티끼엘로에 있는 성당처럼 소박한 곳은 보질 못 했다.

 

성 안의 마을은 예뻤다.

성당 옆에는 피엔자라고 하기에는 너무 작은 공간이 있었고

우물이 있었다.

기념품을 파는 가게와 카페를 겸하는 건물이 하나 있었는데

그곳을 관리하는 사람인 듯한 중연 여인은 주위의 꽃화분에 물을 주느라

우리에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언덕을 끝까지 오르니

더 이상 오르지 못하도록 막혀 있었다.

피엔자에서도 보이는 망루로 오르는 길이었다.

더 이상 오르기를 포기하고 내려오는 길에

정상에 있는 야외 전시장을 둘러보았다.

회화와 설치작품이 있었다.

 

이미 마을은 안개에게 점령을 당했다.

아무리 눈을 부릅떠도 이렇게 몰려오는 안개를 막을 수는 없는 법.

안개는 내가 몬티끼엘로를 전부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가렸다.

그래서 아직도 내가 몬티끼엘로를 기억할 때면

망루와 안개만 떠오른다.

 

커피 한 잔도 마시지 못하고 몬티끼엘로를 떠나왔다.

성문 밖에서 바라보는 발도르차는 안개로 덮여 있었다.

 

몬티끼엘로는 안개였다.

내 마음속에 안개만 가득 담은 채 Pienza로 발길을 돌렸다.

 

 

발 도르치아(Val d'Orchia)의 중심지, 피엔차 시의 지역에는 정통 아름다움을 보존한 고대 마을인 몬티키엘로가 있습니다.

에트루리아와 로마 시대에 몬티키엘로는 이 지역의 중심과 공동체를 연결하는 길의 교차로 역할을 했습니다. 중세 요새의 흔적은 아직도 존재하며, 이는 피엔차의 르네상스 분위기와는 명확한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강력한 벽과 언덕에 선 도지의 탑은 마을의 역동적인 과거를 나타내며 시에나 공화국의 방어 시스템을 위한 요새로 사용되었습니다.

몬티키엘로의 이야기는 시에나의 보호 하에 시작됩니다. 마을의 역사적 기록은 지방 시대보다 훨씬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이름이 로마의 젠스 클레리아로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로 입증되고 있습니다.

1200년대에는 마을이 현재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으며, 벽, 카세로, 교회, 그리고 평민의 제도가 모두 사투리로 쓰인 규정에 따라 설립되었습니다. 1559년에 시에나 공화국이 무너지면 몬티키엘로는 메디치 가문에게 넘어가며 예전의 역할과 중요성을 서서히 잃게 되었습니다. 1777년에는 피엔차의 시로 편입되었습니다.

Santi Leonardo e Cristoforo 교회는 오늘날도 마을의 최대한의 번영을 증명하는데, 14세기와 15세기의 시에나 학파의 다양한 벽화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몬티키엘로와 그 주민들은 문화적 자주성과 집단적 노력의 희귀한 사례로 특징 지어지고 있습니다. "테아트로 포베로"는 이들이 몇 십 년 동안 지역 사회의 삶과 역사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연극 경험입니다. 이러한 공연은 현대적인 문제에 대한 시각을 제공하면서 지역 역사에서 영감을 받아 농촌 문명의 관습을 다시 소개합니다.

-visit tuscany.com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