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 정신 바짝 차리자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 정신 바짝 차리자

 

 

달리기 3일 차다.

오늘은 전 날보다 아주 조금만 더 뛰기로 마음을 먹었다.

 

스쾃 30 회, 팔 굽혀 펴기 30번,

그리고 오늘의 운동 순서인 등 운동을 마치고

러닝머신 위에 올랐다.

 

트랙 18 바퀴를 뛰었다.

처음 두 바퀴를 시간당 5.6 마일의 속도로 뛰다가

트랙 하나를 새로 시작할 때마다

0.1 마일 씩 속도를 올려서 뛰었다.

그리고 시속 6.5 마일을 유지하며 마지막까지 뛰었다.

 

25 분을 뛰고 나면서부터

슬슬 꾀가 나기 시작하였다.

광야에서 단식 중인

예수께 사탄이 다가와했던 세 가지 유혹을 묵상했다.

 

우리 아이들 다섯,

그리고 긴 세월 감옥에 있는

또 하나의  아픈 손가락 대자를 위해

나의 숨과 땀을 봉헌하는 마음으로 이겨내었다.

 

44 분 동안, 4.5 마일을 뛰었다.

더 뛸까 하다가

무리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달리기를 멈추었다.

 

온몸이 흠씬 젖었다.

 

러닝 머신 위에서 뛰는 일이 두려운 것은

중간에 멈출 수가 없다는 것이다.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까지 하던 축구가

힘이 들기는 하지만

나 같은 공격 수는 중간중간 틈을 보아가며

슬슬 걸어 다니며 요령을 피울 수가 있다.

마라톤은 중간에 쉬지 않고 계속 뛰어야 한다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달리기를 마치고 머신에서 내려와

바닥에 발을 디딜 때의 그 해방감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내가 그 어려운 걸 해냈지 말입니다."하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회춘을 하는 것 같은 뿌듯함도 

달리기를 한 뒤에 찾아오는 보상이다.

 

운동을 마치고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비상계단의 문을 열고

바로 오른쪽에 있는 우리 집 문의 열쇠 구멍에

열쇠를 넣고 오른쪽으로 돌렸다.

 

그런데 문이 열리지 않았다.

 

"뭐가 잘못된 것일까?'"

 

다시 한번 열쇠를 돌려보았으나

자물쇠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제야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알아차릴 수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가만 히 보니 문에 5 자가 보였다.

7 층까지 올라야 할 계단을 5 층까지만

오른 것이다.

 

힘이 들어서 잠시 정신이 나간 모양이었다.

 

회춘이라, 회춘은 커녕

정신줄 놓았다는 소리를 듣지 않으면 다행하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회춘은 바라지도 않고

망령 들었다는 소리만 듣지 않으면 좋겠다.

 

오늘의 교훈

 

-정신 바짝 차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