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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미국 여기저기

Coney Island 저녁 산책

Coney Island 저녁 산책


어제 저녁 산책은 Coney Island에 가서 했습니다.
주거지역과 놀이 공원, 그리고 해변이 이루어진 곳입니다.
전철이 닿는 관계로 많은 서민들이 찾는다고 합니다.

Coney Island는 아직 한 번도 가 보질 못 했습니다.
미국에 처음 도착해서 살던 곳이 그 곳에서 차로 20 분이면 닿는 곳인데
사는 것이 바빠서 발길을 향할 여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코니 아일랜드의 아이스크림이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살짝 들은 것 같은데
어딘지 어느 가게인지 자신이 없습니다.
모든 가게 문이 닫혀 있어서
아이스 크림은 먹지 못 하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Cyclone이라고 하는 롤로 코스터는 미국에서 제일 오래 된 것이라고 하지요,

미국의 비행사인 린드버그도 사이클론을 탄 뒤에

비행기 타는 것 보다 더 흥미진진하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Thunder Bolt'와 회전 목마 등,

여러 가지 탈 것들도 아주 오래 되고 유서가 깊다고 합니다.

놀이기구는 물론 모든 가게의 문이 닫혀 있어서
그냥 걷는 걸로 만족하고 돌아왔습니다.

지명에 Island가 들어가기는 하지만 섬은 아니고
아주 작은 반도의 느낌이 있는 곳이지요.
여름이면 인파가
어마어마하게 모인다고 하네요.

천철 라인 서너 개가 이 곳까지 운행을 하니 그럴만도 합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코로나 때문인지 조용합니다.

여름에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사람 구경 한 번 제대로 하기 위해서
다시 한 번 가려 합니다.

물론 아이스 크림과 100 년도 더 되었다는
Nathan 핫도그도 맛 보러 말입니다.



미국 최초의 롤러 코스터.

데뷰 년도가 1927 년 6 월이라고 하니 거의 100 년이 다 되었습니다.


놀이기구 입구에 철문이 내려져 있습니다.

플라스틱 백이 붙어 있습니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입니다.



나무로 된 Board Walk가 상당히 넓습니다.

차도라고 가정해 보면 편도 3차선 정도는 거뜬히 될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버리고 간 연이 바닥에 떨어져 있습니다.

연의 운명이라는 걸 생각해 보았습니다.

공중에 떠 있어도 연줄에 매여 있어야 하니

연은 결국 지상에 머물러야 할 운명입니다.


한 순간의 비상.


연은 니힐리즘의 표상입니다. 아니 행동주의라고 해야 겠네요.

바닥에 떨어진 연을 보며 쌩떽쥐베리를 떠 올렸습니다.



아주 맛난 핫독 'Nathan's'의 고향이 여기라고 합니다.

100 년이 넘었네요.


Coney Island의 Land Mark라고 해도 될 것 같은---


철탑 주변  작은 꽃밭에 핀 수선화와 튜울립 


타일로 표현한 코니 아일랜드



야외 공연장



서쪽으로 계속 걸으니 돌을 쌓아 만든 방파제가 길을 막았습니다.

방파제 위에는 서너 명의 낚시꾼이

낚시를 하고있었습니다.

30 분 정도 머물렀는데

아무도 고기를 잡은 사람은 보질 못 했습니다.

아마도 해를 낚으려는 심사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해는 꼴까당,

너무나 쉽게, 그리고 미련도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해가 졌는데도 낚시꾼들은 자리를 뜰 줄 모릅니다.

낚시꾼들은 '노인과 바다'의 산티아고를 닮은 것 같습니다.

결코 꿈을 포기하지 않는----

그런 의미에서 낚시꾼들은 모두 낙관주의자입니다.


날이 저물고 가로등에 불이 들어왔습니다.

해가 진 뒤에 가로등 불이 켜지면,

사랑하는 사람은 더 사랑하게 되고

외로운 사람은 더 외로워지는 것 같습니다.



벤치 위에 혼자 앉아 있는 사람들.



코니 아일랜드에 가서

아이스콘 하나 사 먹을 수 없는 현실.


어둔 곳에서 누군가가 입을 맞추고 있습니다.

날이 밝을 때 지나가면서 

플라스틱 백이 걸려 있던 걸 본 기억이 있는 곳입니다.


바람이 통하는 곳에서의 입맞춤

만약 첫 입맞춤이라면

바다 냄새로 기억될 것입니다.


밤이 되었습니다.

어둔 하늘을 배경으로 움직이지 않는 놀이기구들이 유령처럼 서 있습니다.

사람들도 마스크를 쓰고 유령처럼 걸어다닌 것 같았습니다.

마음의 자유를 빼앗긴 사람들의 행렬.


언제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말 그대로 군중 속의 고독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Board Walk를 꽉 채운 사람들 틈에서

아이스 크림을 핥으며

철저한 고독을 느낄 날은 언제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