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 공항에 내려서 우리는 호텔까지 택시를 타기로 했다.
거리가 그리 멀지 않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보다
택시를 타는 것이 시간을 많이 벌 수 있으리라는 계산이었다.
호텔까지 15 분 쯤 걸린 것 같았다.
기억이 나진 않아도 내가 다녀 본 어떤 도시보다도
택시 요금이 싼 것 같았다.
창 밖을 보니 먼저 여러 가지 광고나 안내판이 있는데
거기엔 'Lisbon'이 아닌 "Lisboa(?)'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택시 기사에게 물었더니
포루투갈어로는 '리스보아'라고 한다는 것이었다.
리스보아가 리스본으로 불리는 것은 순전히
영어와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오만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유명사는 단 하나 밖에 존재하지 않는
말 그대로 '고유명사'인 것을---
호텔까지 택시를 타고 가면서
강하게 남은 인상이 몇 가지가 있었다.
싸이프러스 나무.
낙서.
소나무,
그리고 창 밖이나 베란다에 걸린 빨래.
낙서는 흔히들 Graffiti라고 하는데
리스본의 그것은 아주 초보적인 수준이어서
내가 처음 뉴욕에 와서 전철 같은데서 보았던
아주 유치하다고 말 할 수 있을 정도의 그림이 대부분이었다.
예술의 경지까지는 미치지 못 하고
낙서의 순준을 조금 넘어서는 정도라고 할까?
소나무는 정말 멋들어졌다.
굵은 나무 기둥에 숱이 많은 솔잎들이 만들어 내는
소나무의 군락들은 내 입을 열게 할 정도였다.
그리고 빨래가 널린 풍경은 내가 예상한대로
포루투갈의 날씨와 관계가 깊었다.
햇살과 바람- 이 두 단어로
포루투갈의 날씨를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밖에 내다 걸면 쉬이 빨래가 마르는
그런 날씨가 우리가 머무는 동안 계속되었다.
호텔 로비에 짐을 맡기고
우리는 로비에 있는 까페에서'포루투갈의 맛뵈기를 맛 보았다.
커피와 함께 포루투갈의 국민 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
'Egg Tarts'를 아침 식사로 먹었다.
맛 ?
무지하게 달았다.
간단히 아침 식사를 마친 우리는
택시를 타고 'Belem'(벨렘, 벨렝?)으로 향했다.
미리 일정을 짠 것이 아니라
아침 식사를 하면서 대충 하루 일정을 만들어 가는
그런 즉흥 여행의 시작이었다.
그런데 내게 문제가 하나 생겼는데
포루투갈어를 전혀 모르기 때문에
다니는 지역 이름을 제대로 발음을 할 수 없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었다.
발음이 안 되는 지역이나 이름을 외울 수는 없으니
지금도 대충 이미지만으로 내가 다닌
포루투갈의 이곳저곳을 기억할 뿐이다.
발음을 할 수 없으니
우리의 목적지를 표시한 지도를
택시 기사에게 보여주고 그리 가자고 했다.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문제가 생겼다.
택시는 유럽의 다른 도시와 달리 크레딧 카드를 받지 않았다.
게다가 마님이 지니고 있던 50 유로를 바꿔 줄 잔돈이 없어서 였다.
출발 전 유로화를 좀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우리의 충정 어린 제안을 마님은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요즘은 어딜 가도 크레딧 카드 하나면 모는 게 ok"라는 게
현금이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에 대한 마님의 설명이었다.
그런데 크레딧 카드가 우리가 생각한 대로
제대로 통용되지 앟는 나라가 포루투갈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마님은 언제나 옳으시다'는
나의 신념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포루투갈은 아직 완전히 디지탈의 세계로
넘어가지 않은
아날로그의 생활방식과 감성이
아직 남아 있는 나라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는 순간이기도 했다.
덜 완벽해도
덜 정확해도
더 인간적인 아날로그의 면모를 가진 나라가
바로 포루투갈이다.
우리는 바로 그 아날로그의 감성으로
포루투갈 여정의 첫 발을 떼었다.
호텔 카운터 뒤의 모자이크.
타일 하나 하나를 벽에 붇혀서 완성했다.
전차는 리스본의 특징으로 대표 격.
호텔에 걸린 벽화.
택시는 우리를 바로 이 비행기 옆에 내려 주었다.
최초로 어딘가를 횡단한 비행기라고 마님이 알려 주었다.
벨렘 탑
무슨 군사 박물관 같은 곳.
올리브 나무(?)
나무 기둥이 위가 아니 옆으로 자라고
그 기둥에서 가지가 위로 자라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
여기가 테주 강이라고 하는데
다리 건너면 브라질에 있는 것과 비슷한
예수상이 있다.
노이즈가 심해서 뿌옇게 보인다.
물에 비친 벨렘 타워
우
군사 박물관 주변에 있는 탑.
그리고 벽면에 새겨진 이름들.
기억하는 마음으로 새긴 이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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