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6시
밖은 어두웠다.
축구 때문에 집을 나서는데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날이 가물어서 비가 반갑기는 했지만
축구를 할 수 없다는 사실에 잠시 정신이 머엉했다.
다시 집으로 들어오니
어찌 할 줄을 모르겠다.
마치 담배를 피던 사람이 금연을 할 때
찾아오는 금단 현상이 아마도 그런 상태일 것이다.
잠시 후 축구팀 카톡이 바쁘게 오가기 시작했다.
모두 나 같이 축구 중독자들이다.
금단 현상을 견딜 수 없었던지
누군가가 '무조건 갑니다' 라고 올렸다.
그러자 눈치를 보고 있던 사람들도
너도나도 축구장으로 집합하겠다는 멧세지를 올렸다.
나도 한 마디 거들었다.
"정 비가 많이 오면
커피나 마시며 입이나 풉시다."
내가 운동장에 도착하니 마침 비가 그쳤다.
잔디에 물기는 거의 없었다.
축구를 거르지 않았다
집에 돌아오니 아내는 이미 무언가 거사를 할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었다.
난 날이 흐려서 이미 단풍이 절정인 우리 동네를 걸으며
가을 사진을 찍을 생각이었다.
아내는 이번 주말 Sadie의 생일이니 생일 선물로 사진이나 찍어주자며
이미 Pennsylvania 주에 있는 Sesame Street'으로 갈 계획과
인터넷으로 입장권까지 예매를 해 놓은 상태였다.
다른 도리?
물론 없다.
떠나기 전에 집에서 몇 장.
우리 집에 새가 날아 들었다.
Blue Jay.
그리고 Cardinal.
화살나무도 온통 붉게 물이 들었다.
서리가 내리고 죽은 줄 않았던 다육이 몇도
빨갛게 물이 들었다.
앞 집
어느새 낙엽이 저리 쌓였나.
이번 주 토요일이 할로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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