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에서 사진 몇 장을 찍고 축구장으로 떠났다.
녹색 잔디 위에 하얗게 서리가 내렸다.
누군가가 내 앞을 지나간 흔적이 보였다.
흔치 않은 일이다.
아마도 저수지에서 사진을 찍느라 시간을 조금 지체했나 보다.
갑자기 찾아온 추위에 모두들 당황한 것 같았다.
장갑도 없이 나온 사람도 있고-----
커피 한 잔으로 속을 덥히고 뛰다보니
추위는 어느새 멀리 떠나고
가을 햇살이 눈이 부시게 빛이 났다.
서리도 녹기 시작했다.
나무 그늘이 진 부분은 우리가 떠날 때까지
서리가 그대로 있었다.
잠시 잔디와 풀에 내려 앉은 서리를 렌즈에 담았다.
찬찬히 렌즈를 들여다 보니
거기에 딴 세상이 보였다.
천천히 들여다 보아야 아름다운 것이다,
사람도, 세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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